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8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8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KOVO
 
현대캐피탈이 한걸음에 두 계단이나 뛰어오르며 '봄 배구'를 향한 불씨를 살렸다.

현대캐피탈은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원정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0(25-22 25-19 25-22)으로 이겼다. 

이로써 승점 50 고지에 오른 현대캐피탈(16승 18패)은 6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3위 OK금융그룹과는 승점 5 차이다.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는 3위와 4위 간 승점 차가 3 이하면 열린다.

현대캐피탈은 앞으로 남은 2경기에서 4위 자리를 지키면서 OK금융그룹보다 승점 2를 더 따내야 봄 배구에 나설 수 있다. 

범실 관리도 실력이다... 엇갈린 희비 

승부처는 1세트였다. 현대캐피탈은 19-18에서 전광인의 퀵오픈이 터졌고 상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후위 공격이 네트에 걸리는 행운이 더해졌다. 곧이어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의 후위 공격으로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다. 

삼성화재도 계속해서 따라붙었지만, 22-24에서 자르갈척트 엥흐에르덴(등록명 에디)의 치명적인 범실이 나오면서 1세트는 현대캐피탈의 몫이 됐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에서도 시작부터 3-0으로 앞서나간 뒤 줄곧 리드를 유지했다. 차영석의 연속 득점과 아흐메드의 후위 공격으로 한때 8점 차까지 넉넉하게 달아나면서 경기를 압도했다. 

반면에 삼성화재는 또다시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2세트에서만 무려 11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졌다. 

봄 배구가 절실한 삼성화재도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요스바니의 공격을 앞세워 세트 막판까지 1~2점 차의 추격전을 펼쳤다. 그러나 더 많은 공격 루트를 가진 현대캐피탈을 끝내 넘어서지는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23-22에서 허수봉의 퀵 오픈으로 매치 포인트에 올라선 뒤 최민호가 블로킹을 잡아내며 한 세트도 빼앗기지 않는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리시브하고 공격도 하는 '살림꾼' 허수봉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8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8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KOVO
 
이날 현대캐피탈은 '주포' 아흐메드가 팀 대 최다인 13점을 올렸으나, 범실을 11개나 하면서 공격 성공률 37.04%로 부진했다. 하지만 아흐메드의 부진을 만회한 허수봉의 활약이 있어 승리가 가능했다. 

허수봉은 10점을 올리며 아흐메드보다 득점은 적었으나, 공격 성공률이 60%에 달할 정도로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또한 날카로운 서브로 삼성화재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수비에서도 궂은일을 도맡았다. 

어느덧 프로 7년 차의 베테랑이 된 허수봉은 아포짓 스파이커, 미들 블로커 등 여러 자리를 오가며 활약하다가 올 시즌에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서고 있다. 

공격의 전면에 나서는 아포짓 스파이커보다는 덜 화려하지만 리시브 라인에 서며 공격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한다. 그러나 허수봉은 이를 묵묵하게 해내면서 현대캐피탈의 막판 분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허수봉의 리시브 점유율은 29.05%로 함께 리시브 라인을 이루고 있는 박경민(22.44%), 전광인(14.14%)보다 높다. 또한 공격 점유율도 22.81%로 만만치 않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운명이 걸린 남은 2경기에서 허수봉의 활약이 중요한 까닭이다. 

하지만 상대들이 만만치 않았다. 12일 격돌할 우리카드는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줄여야 하고, 15일 최종전에서 만날 OK금융그룹도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려고 사활을 걸 전망이다. 

허수봉은 경기 후 "봄 배구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이제 2경기 남았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서 꼭 봄 배구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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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현대캐피탈 허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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