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는 어디서 오는가. 대부분은 알지 못하는 것에서 온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를 위협으로부터 개체를 보호하는 것이 존속에 유리했기에 생명은 두려움이란 감정을 갖도록 설계되었는지도 모른다.
공포가 무지에서 비롯되는 감정이기에 공포영화는 어려운 작업이다. 무섭게 하려는 감독과 공포를 느끼길 원하는 관객 사이에선 치열한 수 싸움이 오고 간다. 영화는 관객이 알지 못하는 내용이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고, 공포에 몰린 관객은 그 공포를 완화하기 위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한다.
<랑종>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포의 대가 두 사람이 만난 결과다. <추격자>와 <곡성>의 나홍진이 제작을 맡았고, <셔터>의 반종 피산다나쿤이 연출했다. 이미 <곡성>에서 미신과 전통신앙, 무당, 기독교 등을 어루만진 나홍진의 관심을 얼마간 이어가며, 아시아 공포 1번지로 꼽히기에 무리 없는 태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두 개의 세계가 만나 장점만 합쳤으니, 공포물의 팬이라면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