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이돌의 연애에 대중은 축하했고, 팬들은 분노했다. 지난 2월 27일, <디스패치>는 에스파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의 열애 사실을 공개했다. 기사는 첫 만남부터 데이트하는 모습까지 낱낱이 공개했다. 열애설에 대중은 물론, 팬덤까지 크게 들썩였다. 두 사람 모두 이미지 변화를 겪었으나, 달랐던 건 이후 행보였다.
'배우' 이재욱은 온라인에서 자신을 비방하고 허위 사실을 포함한 악의적 의도의 모욕적인 게시글에 대한 법적 대응을 발표했고, '아이돌' 카리나는 자필 사과문을 게시했다. 카리나의 사과문에 대중은 분노했다. 사랑이 죄도 아닌데, 사과문까지 올리게 만든 아이돌 팬덤 문화가 기괴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팬덤의 분노에는 나름의 이유와 역사가 있다.
4세대 팬덤 문화는 이른바 '유사연애', 혹은 '유사육아'라 불린다. 말 그대로 팬들이 아이돌과 친밀하고 그들을 육성하고 관리하는 매니저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이돌의 연인, 혹은 아이돌의 보호자가 된 팬들에게 열애설은 단순히 '질투심 유발' 정도가 아니다. 팬과 아이돌 사이에 얽힌 기형적인 애정, 그 심연에는 일그러진 K-POP 산업이 있다.
애인의 마음으로 '아이돌 키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