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개막을 맞아 꽃샘 추위를 뚫고 울산 빅 크라운(문수경기장)에 2만8683명 최다 관중이 몰려들었다. 지난해 2월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울산 HD의 첫 게임보다 644명이 많은 기록을 세운 것이다. 스타팅 멤버 기준 울산 HD의 평균 나이는 30.2살, 동해안 더비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의 평균 26살에 비해 네 살 이상 많았지만 3년 연속 우승의 영광을 노리는 노련한 실력자들은 확실한 승리를 따내고 말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산 HD가 1일 오후 2시 빅 크라운에서 벌어진 2024 K리그1 개막 게임에서 동해안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물리치며 활짝 웃었다.

에사카 아타루 오른발 크로스 결승골

슛 정확도 50%(유효슛 6개/전체 슛 12개)를 자랑한 홈 팀 울산 HD가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의 공격 지표를 압도한 게임이었다. 박태하 감독이 새로 부임하고 핵심 선수들 여럿이 팀을 떠났지만 항상 울산 HD의 발목을 잡거나 크게 위협했던 포항 스틸러스였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김영권-황석호 센터백 조합의 울산 HD는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단 5개의 슛(유효슛 2개)만 허용한 것만으로도 특유의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 것이다.

지난 시즌 첫 게임(2023년 2월 25일, 울산 빅 크라운)에서 라이벌 전북 현대에게 14개의 슛(유효슛 5개)을 내준 기록만 끌어와도 울산 HD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에는 양 팀이 각각 하나씩 골망을 흔들며 서로 첫 골을 넣었다고 좋아했지만 곧바로 오프 사이드 깃발이 올라가는 아쉬움을 남겼다. 31분에 울산 HD 김민우가 먼저 오른발 밀어넣기를 성공했지만 오른쪽 측면 엄원상의 얼리 크로스 순간 김민우가 오프 사이드 포지션에 있었던 것이다.

포항 스틸러스도 곧바로 2분 뒤에 새 골잡이 조르지의 왼발 슛이 기막히게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미드필더 김준호의 오른발 원 터치 패스가 날아오는 순간 조르지가 오프 사이드 포지션에서 달려나간 것이었다.

후반에 나온 진짜 골은 조금은 멋쩍게 들어갔다. 51분, 왼쪽 측면에서 에사카 아타루가 오른발로 감아찬 얼리 크로스가 주민규를 향해 날아갔지만 그의 왼발에 미치지 못하고 바운드되어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주민규가 왼발을 내뻗는 동작 때문에 포항 골키퍼 황인재가 크로스 궤적을 따라가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동해안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기 때문에 동점골을 위해 더 안간힘을 썼다. 64분에 홍윤상이 오른발 감아차기 중거리슛으로 울산 HD 골문을 노렸지만 조현우 골키퍼가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쳐냈고, 미드필더 한찬희의 왼발 대각선 슛(71분)은 베테랑 센터백 황석호의 발에 걸리고 말았다.

포항 스틸러스의 새로운 센터백 아스프로는 89분에 빠져나가는 울산 HD 날개 공격수 엄원상을 걸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김우성 주심으로부터 다이렉트 퇴장(명백한 득점 기회 저지) 명령을 받고 쫓겨나 아쉬움을 더했다.

이렇게 경험 많은 30대 선수들로 똘똘 뭉친 울산 HD는 5일(화) 오후 7시 전주성에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8강 첫 게임을 뛴 다음 9일(토) 오후 4시 30분 김천 상무와의 K리그1 두 번째 라운드를 준비해야 한다.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전북 현대에게 아쉽게 밀려난 포항 스틸러스는 3월 9일(토) 오후 4시 30분 대구 FC를 불러 스틸야드를 뜨겁게 만들 계획이다.

2024 K리그1 결과(3월 1일 오후 2시, 문수 스타디움 - 울산)

울산 HD 1-0 포항 스틸러스 [골-도움 : 에사카 아타루(51분)]

울산 HD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주민규
AMF : 김민우(72분↔루빅손), 에사카 아타루, 장시영(30분↔엄원상)
DMF : 이규성, 고승범(72분↔이동경)
DF : 이명재, 김영권(87분↔임종은), 황석호, 설영우
GK : 조현우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조르지, 허용준(46분↔김인성)
MF : 홍윤상(82분↔강현제), 한찬희, 김준호(54분↔오베르단), 김륜성
DF : 완델손, 박찬용, 아스프로, 이동희(72분↔이호재)
GK : 황인재
- 퇴장 : 아스프로(8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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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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