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희씨는 인천의 한 직장에서 20년 동안 근무했다. 그렇게 정년이 되었고 은퇴를 할 때가 다가왔다. 그녀는 조리사로, 인천 유나이티드라는 축구팀에서 근무했다. 이곳에서 선수와 구단 스태프들을 먹이는 것이 그녀의 일이었다. 20년 간 근무한 그녀에게 구단은 마음을 다했다. 헌신한 선수들에게 그러하듯 그녀를 피치 위에 세워 그 공로를 치하한 것이다. 당당히 인천 유나이티드 사람으로 은퇴식을 가진 조리사 권정희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인천 선수들의 건강을 당부했다.
그녀의 곁에는 6년 동안 선수단을 수송해온 버스기사 박주석씨도 있었다. 그 또한 정년이 되어 자리를 물러날 때가 된 것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직원이었던 두 사람은 당당히 인천 홈구장에서 은퇴식을 갖고 인생의 한 장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사람을 대하는 것도 이와 같아서 구단이 스타선수며 감독이 아닌 여느 평범한 직원을 귀히 대하는 모습이 남다른 인상을 남긴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관련한 수많은 의문점들에도 불구하고, 팀에 최소한의 희망이 있다고 믿는 건 이처럼 사람을 지향하는 모습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