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방영된 tvN '아파트404'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영된 tvN '아파트404'의 한 장면. ⓒ CJ ENM

 
화제의 tvN 새 예능 <아파트404>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아파트404>는 방영 이전부터 캐스팅 및 제작진의 조합만으로도 관심을 모은 작품 중 하나다.  

​SBS <런닝맨>과 <미추리8-1000>(이하 '미추리'), 그리고 tvN <식스센스> 시리즈로 호흡을 맞춘 정철민 PD와 유재석을 중심으로 차태현, 오나라, 양세찬, 제니(블랙핑크) 등 앞선 작품에서 역시 합을 이룬 출연진, 예능의 새 얼굴 이정하의 등장으로 기대를 모았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대로 <아파트404>는 <런닝맨>과 <미추리>의 특징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정 PD표 버라이어티 예능으로 꾸며졌다. 익숙한 인물들과 새 얼굴들이 펼치는 속고 속이는 게임쇼와 상황극 설정으로 쏠쏠한 웃음을 생산해냈다.  

1998년 실제 있었던 사건의 재현​
 
 지난 23일 방영된 tvN '아파트404'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영된 tvN '아파트404'의 한 장면. ⓒ CJ ENM

 
<아파트404> 멤버들이 소환된 공간은 1998년 어느 날이다. 그 시절 분위기에 맞춘 복장을 하고 등장한 출연진에게 제공된 차량 또한 1990년대를 풍미했던 대우 르망, 기아 프라이드 등의 올드카였다. 예능팀(유재석-제니-양세찬)과 배우팀(차태현-오나라-이정하)으로 나눠진 이들은 어느 낡은 아파트에 집결했다.  

이른바 '입주민'으로 이름 붙여진 <아파트404> 식구들에겐 하나 둘씩 그때의 실제 뉴스 내용이 소개되었고 중간 잡음 처리로 가려진 OO의 실체를 찾아야 하는 것이 6명에게 부여된 과제였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에겐 힌트가 부여되지만 이를 그냥 제공할 제작진은 결코 아니었다.  

다채로운 게임을 통해 승리를 거둔 팀에게 수수께끼 같은 문장, 단어가 적힌 종이가 제공되었고 이를 받아본 입주민들은 각자의 생각을 총동원해 실마리를 풀어 답을 알아내야 했다. 그 결과 조금씩 자신들이 찾아야 할 물건의 정체를 알게 되는데 바로 금괴를 발견해야 하는 미션이었다. 

정 PD 특유의 세밀함 돋보여
 
 지난 23일 방영된 tvN '아파트404'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영된 tvN '아파트404'의 한 장면. ⓒ CJ ENM

 
​제작진의 꼼꼼한 준비성 역시 돋보였다. 1990년대를 고스란히 재현한 아파트 내부 뿐만 아니라 힌트 활용을 위해 그 시절 극장 개봉 영화 <억수탕> 속 장면까지 동원하는 등 엄청난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유재석과 최소 1회 이상 호흡을 맞춰 본 기존 출연진들은 확실하게 기대에 부응했다. <미추리> 시즌1 이후 두번째 고정 예능에 합류한 제니는 별다른 예능 활동이 없었음에도 다양한 상황 속 재치있는 입담으로 또 한번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식스센스> 시리즈를 통해 늦이 예능 유망주로 등장한 오나라, 여러 차례 유재석과 인연을 맺고 있지만 정작 고정 출연은 이번이 처음인 차태현 등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예능 첫 도전에 나선 이정하는 자신을 속인 양세찬 덕분에 하루 동안 이 바닥의 쓴맛을 제대로 경험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뒤늦게 인기를 얻고 있는 개그맨 임우일의 활용도 돋보였다. <런닝맨>을 비롯해서 <식스센스>에 이르는 일련의 예능에선 정 PD가 직접 게임을 진행하는 MC 역할을 담당했지만 <아파트404>에선 아파트 경비원으로 분장한 임우일이 그 역할을 맡은 것. 버라이어티 예능 경험이 전혀 없는 임우일의 어설픈 진행 솜씨는 의외의 웃음을 선사하면서 마치 제7의 멤버 마냥 자연스럽게 작품에 스며들었다.  

지울 수 없는 <런닝맨>의 향기
 
 지난 23일 방영된 tvN '아파트404'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영된 tvN '아파트404'의 한 장면. ⓒ CJ ENM

 
한시간 반 가량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든 <아파트404>였지만 한가지 걱정되는 부분도 존재했다. 정 PD와 유재석이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런닝맨>의 향기가 이 작품에서도 여전했기 때문이다. 이미 종영된 프로그램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도 매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타 회사 예능의 포맷이 <아파트404>에서도 큰 뼈대를 이루고 있었다.  

<런닝맨>이야 말로 버라이어티 예능의 기본이자 장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다. 좋은 부분을 흡수해 재미와 웃음의 요소로 활용하는 건 <아파트404>의 강점이 되어 줄 만하다.  

반면 마피아 게임 형식을 빌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건 <런닝맨>의 대표적 포맷이었점을 감안하면, 프로그램 차별화 측면에선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논외로 한다면 20대부터 50대까지, 새 얼굴부터 예능 달인에 이르는 다양한 조합으로 등장한 <아파트404>는 부담없이 즐길 만한 시즌제 버라이어티 예능으로 괜찮은 첫 회를 선보였다. 일단 화제성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잡고 시작된 만큼 기대감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아파트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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