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안방에서 BNK를 10연패의 늪에 빠트리며 후반기 첫 승을 따냈다.

임근배 감독이 이끄는 삼성생명 블루밍스는 20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4라운드 BNK 썸과의 홈경기에서 83-78로 승리했다. 지난 15일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극심한 공격력 난조에 시달리며 졸전 끝에 35-43으로 패했던 삼성생명은 4일 휴식 후 만난 BNK를 상대로 83득점을 퍼부으며 5할 승률을 회복하고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9승 9패).

삼성생명은 맏언니 배혜윤이 27득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이해란도 90%(9/10)의 2점슛 성공률과 함께 22득점 3리바운드 2블록슛을 기록했다. 그리고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부진했던 이 선수의 좋은 활약이 임근배 감독과 팬들을 더욱 기쁘게 했다. 75%(3/4)의 3점슛 성공률과 함께 19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슛을 기록한 슈터 강유림이 그 주인공이다.

WKBL 각 구단을 대표하는 슈터들
 
 강유림은 2020-2021 시즌 신인왕에 선정되자마자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생명으로 이적했다.

강유림은 2020-2021 시즌 신인왕에 선정되자마자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생명으로 이적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3점슛의 비중이 높은 WKBL에서는 각 구단마다 외곽슛을 책임지는 전문슈터가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슈터들은 팀 내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7승 2패로 정규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KB스타즈에는 강이슬이라는 리그 최고의 슈터가 있다. 5시즌 연속 3점슛 1위를 달리다가 지난 시즌 3점슛 1위 자리를 내줬던 강이슬은 이번 시즌 34.8%의 성공률(5위)로 46개의 3점슛을 적중시키면서 3점슛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평균 8.1개의 3점슛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은행 우리WON은 이번 시즌 20개 이상의 3점슛을 기록한 선수가 4명이나 될 정도로 여러 선수들이 고르게 3점슛을 기록하고 있다. 20개 이상의 3점슛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 가장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이번 시즌 프로 데뷔 후 첫 올스타에 선정됐던 이명관이다. 이명관은 이번 시즌 35.3%의 성공률(4위)로 24개(9위)의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다가가고 있는 하나원큐는 에이스 신지현이 가장 많은 3점슛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12.94점)과 어시스트(3.72개)에서도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는 신지현은 37.1%의 확률(2위)로 33개(4위)의 3점슛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7일 우리은행전에서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한 신지현은 수술을 받으며 19일 KB전에 결장했고 오는 24일 신한은행 에스버드전부터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18일 BNK를 꺾고 탈꼴찌에 성공한 신한은행은 지난 2022년 5월 FA로 영입한 구슬이라는 전문슈터가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39.6%의 성공률(1위)로 36개(3위)의 3점슛을 성공시킨 김소니아다. 이번 시즌 신한은행에서 가장 많은 출전시간(34분 8초)을 소화하고 있는 김소니아는 가장 많은 2점슛(69개)과 3점슛(36개),자유투(54개)를 성공시켰고 가장 많은 리바운드(9.59개)를 잡아내고 있다.

BNK는 지난 시즌 준우승에서 이번 시즌 최하위로 추락하며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BNK의 최하위 추락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중 이소희의 슛 난조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 37.6%의 확률로 77개의 3점슛을 기록하며 '3점슛 여왕'에 등극한 이소희는 이번 시즌 37개(2위)의 3점슛을 기록하고 있지만 성공률이 29.6%(10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이번 시즌 3점슛 성공률이 크게 떨어진 또 한 명의 대표적인 슈터가 바로 삼성생명의 강유림이다.

최근 4경기 12.75점으로 살아나는 강유림
 
 강유림은 최근 4경기에서 12.75득점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에 보여준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강유림은 최근 4경기에서 12.75득점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에 보여준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광주대 시절 대학농구를 평정하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던 강유림은 2019-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로 하나원큐에 지명됐다. 루키 시즌 리그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던 강유림은 2020년 박신자컵과 트리플잼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차 시즌이던 2020-2021 시즌 30경기에 모두 출전한 강유림은 7.3득점 4리바운드 0.8스틸의 준수한 활약을 선보이며 신인왕에 선정됐다.

하지만 강유림은 신인상을 받자마자 하나원큐와 삼성생명, BNK가 참여한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생명으로 이적했다. 강유림은 삼성생명 이적 첫 시즌부터 전 경기에 출전해 7.9득점 4.1리바운드로 좋은 활약을 이어갔고 2022-2023 시즌 드디어 잠재력이 폭발했다. 30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34분 2초를 소화한 강유림은 12.8득점 5.6리바운드 2.4어시스트 1.5스틸 3점슛 성공률 36.7%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배혜윤(16.28점)과 키아나 스미스(13.18점)에 이어 팀 내 득점 3위에 오른 강유림은 이번 시즌에도 삼성생명의 주전 포워드 및 슈터로 좋은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강유림은 이번 시즌 18경기에서 8.11득점 2.9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성적이 떨어지며 지난 시즌의 맹활약을 의심받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시즌 36.7%까지 올라갔던 3점슛 성공률이 20%대 중반으로 떨어진 점은 슈터로서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강유림은 이번 시즌에도 78개의 3점슛을 시도하며 신이슬(97개)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3점슛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20일 BNK전에서는 4개의 3점슛을 시도해 3개가 림을 통과하며 19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슛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강유림이 이날 기록한 19득점은 2023년 12월 14일 BNK전의 17득점을 뛰어넘는 강유림의 이번 시즌 개인 최다득점 기록이다. 

농구에서 슈터는 앞서 9개의 슛이 림을 외면했더라도 승부처에서 또 다시 기회가 찾아오면 망설임 없이 슛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강유림 역시 이번 시즌 슛 성공률이 떨어졌다고 해서 슛 시도를 망설인다면 결코 삼성생명을 대표하는 슈터라고 할 수 없다. 최근 4경기에서 평균 12.75득점을 기록하며 득점력이 살아나고 있는 강유림이 삼성생명의 외곽을 책임지던 지난 시즌의 위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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