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샌디에이고, 고우석 영입 공식 발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이 4일(한국시간) 고우석(25)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고우석 영입 알리는 샌디에이고 구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셜미디어 계정 캡처)

▲ MLB 샌디에이고, 고우석 영입 공식 발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이 4일(한국시간) 고우석(25)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고우석 영입 알리는 샌디에이고 구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셜미디어 계정 캡처) ⓒ 연합뉴스

 
2023 한국시리즈 우승팀 LG 트윈스가 구단의 첫 빅리그 직행 선수를 배출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은 4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인 투수 고우석과 2년 45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6년 옵션이 실행되면 3년 최대 750만 달러로 계약규모가 커지게 된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공식 SNS에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의 합성사진과 함께 한글로 "고우석 선수, 샌디에이고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환영메시지를 게시하며 고우석의 입단을 축하했다.

지난 2017년 LG에 입단한 고우석은 7년 동안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368.1이닝을 던지면서 40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을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가 돋보였다. 공교롭게도 샌디에이고에서 일본인 마무리 마쓰이 유키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진 고우석은 8년 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그랬던 것처럼 메이저리그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 수 있을까.

단계별로 빅리그에 적응한 오승환-김하성

2005년 삼성에 입단해 2013년까지 9년 동안 삼성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277세이브를 기록한 '돌부처' 오승환은 2014 시즌을 앞두고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오승환은 수준 높은 일본 무대에서 다소 고전할 거라는 우려와 달리 일본 진출 첫 해부터 2승 4패 39세이브 5홀드 1.76의 뛰어난 성적으로 센트럴리그 구원왕과 함께 외국인 투수 데뷔 시즌 최다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2015년에도 41세이브로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에 오른 오승환은 2016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했다. 계약조건은 1+1년 총액 525만 달러. 계약규모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세인트루이스는 마무리가 아닌 불펜투수로 활용하기 위해 만 33세의 오승환을 영입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에는 2014년 45세이브와 2015년 48세이브에 빛나는 '올스타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마일의 강속구를 던지는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로젠탈은 2016 시즌 들어 급격히 흔들렸고 결국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후반기부터 한국인 투수 오승환에게 뒷문을 맡겼다. 그리고 전반기 45경기에서 2승 2세이브 14홀드 1.59의 성적을 기록한 오승환은 후반기에도 31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17세이브 2.36의 성적을 기록하며 빅리그 데뷔 첫 시즌 6승 3패 19세이브 1.92로 명문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투수와 야수라는 점은 다르지만 고우석의 팀 동료가 된 김하성의 빅리그 적응과정도 오승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 입단했던 2021년 당시 샌디에이고에는 1루수 에릭 호스머와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 3루수 매니 마차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라는 주전 라인업이 굳건히 정해져 있었다. 실제로 김하성은 루키 시즌 117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202 8홈런 34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빅리그 2년 차가 된 2022 시즌부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깨달으며 타율 .251 11홈런 59타점 58득점 12도루로 쏠쏠한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실질적인 샌디에이고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2023년 시즌엔 타율 .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로 맹활약하며 MVP 투표 14위와 함께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에 선정되면서 샌디에이고의 핵심선수로 자리잡았다.

고우석은 정글 같은 빅리그에서 살아남을까

물론 세이브왕에 올랐던 시즌은 한 번뿐이지만 고우석이 KBO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였다는 점은 야구팬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61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42세이브 1.48의 성적을 올리며 역대 최연소(24세 1개월 21일) 40세이브 기록을 세웠던 2022년에는 전성기 시절의 오승환 부럽지 않은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다. 샌디에이고 구단 역시 한창 구위가 좋았던 2019, 2021, 2022 시즌을 기대하고 고우석의 영입을 결정했을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2023년 시즌 61경기에서 2승 3패 33세이브 1.28을 기록했던 좌완 파이어볼러 조쉬 헤이더라는 특급 마무리 투수가 있었다. 헤이더는 2023년 56.1이닝 동안 85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을 정도로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좌완 불펜투수다. 하지만 2023년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헤이더가 샌디에이고에 남을 확률은 높지 않다. 샌디에이고는 헤이더의 이적에 대비해 2023년 12월 일본인 좌완 마쓰이 유키와 5년 최대 336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2014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입단해 2015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마쓰이는 통산 501경기에 등판해 3번의 세이브왕과 함께 25승 46패 236세이브 68홀드 2.40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올린 바 있다. 게다가 계약조건 역시 3년 최대 750만 달러의 고우석보다 훨씬 좋은 5년 최대 3360만 달러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연봉=기회'임을 고려했을 때 큰 이변이 없는 한 마쓰이가 고우석보다 먼저 마무리 기회를 얻을 확률은 매우 높다.

따라서 고우석은 2016년의 오승환을 모델로 2024 시즌을 준비하고 임해야 한다. 셋업맨 또는 중간계투로 꾸준히 좋은 투구를 선보이면서 마이크 쉴트 감독의 신임을 얻는다면 2016년의 오승환이 그랬던 것처럼 예상치 않았던 시점에 뜻밖의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만약 계약기간 동안 마무리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 해도 좋은 투구내용만 유지한다면 고우석의 나이가 젊은 만큼 빅리그에서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샌디에이고는 2023년 12월 칸판타자 후안 소토와 수비가 좋은 외야수 트렌트 그리샴을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했고 마무리 헤이더와의 재계약도 불투명해지면서 2023년에 비해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붙박이 마무리가 없다는 것은 고우석에겐 오히려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김하성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처남'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쟁하며 빅리그를 누비게 될 고우석이 올 시즌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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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샌디에이고파드리스 고우석 3년최대750만달러 빅리그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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