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배스 1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KT 배스가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 기뻐하는 배스 1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KT 배스가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로농구 수원 KT가 또다시 부산 KCC를 제압하며 기분좋은 새해 첫 승리를 거뒀다. 1월 1일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KT는 외국인 선수 패리스 배스(44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원맨쇼를 앞세워 KCC를 83-80으로 제압했다.
 
2023년 12월 3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경기에서 KCC를 98-83으로 완파했던 KT는 이틀 만의 리턴매치에서 또다시 승리를 거뒀다. 지난 11월 30일 부산 원정(85-71)을 포함하여 올시즌 KCC에 3전 전승으로 절대 우위다. 또한 KT는 최근 팀 4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18승 9패로 창원 LG와 공동 3위에 올라 2위 서울 SK(18승 8패)를 반게임 차이로 추격했다.
 
반면 8연승 행진을 달리던 KCC는 KT에게 2연패를 당하며 13승 11패로 5위에 머물러 상위권 진입에 제동이 걸렸다.
 
KT와 KCC는 올시즌 '부산 더비' 혹은 '허형제 더비'로 불리우며 올시즌 프로농구의 새로운 라이벌 구도로 떠올랐다. KT는 본래 부산을 연고로 했으나 2021년 수원으로 이전했고, 올시즌부터 KCC가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그 빈자리를 메웠다. 전창진 KCC 감독은 부산 KT 시절의 사령탑을 지냈으며 송영진 현 KT 감독과는 한솥밥을 먹었던 사제지간이기도 하다.
 
또한 허웅이 지난 시즌 KCC로 이적하고, 허훈이 올시즌 군복무를 마치고 2라운드부터 팀에 복귀하면서 2년 만에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두 스타 선수의 형제 더비가 다시 성사됐다.
 
하지만 정작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은 KT 배스였다. 올시즌 자밀 워니(SK)와 더불어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배스는 KCC만 만나면 더욱 불타오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배스는 KCC와의 1차전에서 33점 18리바운드 4어시스트, 2차전에서 29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 1일 열린 3차전에서 기록한 44점은 지난 12월 17일 원주 DB전의 43점을 뛰어넘는 올시즌 배스의 커리어하이 기록이었다.

특히 승부가 결정된 4쿼터에만 15점을 몰아넣으며 팽팽하던 승부의 대역전극을 주도했다. 올시즌 KCC전에서 올린 35.3점, 12.7리바운드 5.7어시스트는, 베스의 시즌 평균(25.3점, 10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크게 상회하는 기록이다.
 
KCC도 라건아가 23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고비마다 배스 한 명을 막지 못하여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윤기가 13점 4리바운드로 분투했으며, 신인 1순위 문정현은 19분 4초 동안 7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이중 4쿼터에만 5점 5리바운드를 몰아치며 중요한 순간에 기여했다.
 
또한 코 부상으로 마스크 투혼를 선보인 허훈은 이날 예정된 출전시간보다 많은 27분 10초를 소화했다. 개인 기록은 6점 3어시스트로 이름값에 못미쳤지만 공격의 빌드업 과정과 수비를 분산시키는 효과에서 보이지 않는 팀공헌도가 높았다. 송영진 감독은 이날의 수훈갑으로 배스-문정현와 더불어 허훈을 빼놓지 않으며 부상중임에도 많은 출전시간을 가져갈 수밖에 없었던 데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KCC는 이날 리바운드 싸움에서 41-29로 크게 앞서고도 높이의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공격리바운드는 11-11로 대등했고 특히 중요한 승부처에서 KT에게 내준 공격리바운드가 실점으로 이어진 게 뼈아팠다. 실책도 무려 14개나 쏟아졌다.
 
슈퍼팀으로 평가받던 KCC가 KT만 만나면 유난히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KCC에는 배스를 제어할 선수가 없었던 반면, KT는 하윤기-문성곤-문정현-정성우로 이어지는 국내 선수들이 KCC의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상대로도 힘과 높이에서 대등한 매치업이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KCC는 올시즌 90점대 득점을 올린 9경기에서 8승 1패를 기록한 반면, 80점대 이하에 그친 15경기에는 5승 10패에 그쳤다. KT는 3번의 맞대결에서 KCC를 모두 80점대 이하로 묶는 데 성공했다.

KCC의 주포인 최준용은 올시즌 12.8점을 기록중이지만 KT전에서는 6점-2점-7점으로 유일하게 한번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1일 경기에서는 송교창과 더불어 파울트러블까지 걸리며 KT 징크스를 이어가고 있다.
 
전창진 KCC 감독도 "KT가 공수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다. 실력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KT의 전력과 조직력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KCC는 아직 KT와 3번의 맞대결이 남아있고 그중 2번이 홈경기이기에 설욕의 기회는 충분하다. 두 팀의 리턴매치는 약 두 달 후인 3월 2일 KCC의 홈인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4차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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