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SBS 간판 예능 <런닝맨>에 또 다시 악재가 찾아왔다. 지난 18일 보도 및 소속사 공식 발표로 전해진 것처럼 고정 멤버 지석진이 건강상 이유로 잠시 휴식기를 갖기로 한 것이다. 지난 10월 30일 전소민이 하차하면서 6명으로 줄어든 <런닝맨>은 원년 멤버 지석진의 자리 마저 공석이 되면서 불과 5명 소수 인원만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다행히 지석진은 빠른 시일 내 재정비 후 복귀를 약속한데다 이날 방영분에서 소개된 영상 통화로 크게 걱정하던 시청자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촬영 당일 또 다른 고정 출연자인 양세찬도 1주일 가량 무리를 하면 안되는 몸상태였기에 한창 때 같은 활기 넘치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또 다른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전소민 공백을 다양한 초대손님으로 채우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던 <런닝맨>으로선 역대 최소 고정 출연진만으로 한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 돌발 상황을 맞이했다. 확실한 캐릭터를 지닌 멤버들의 연이은 부재는 제작진의 위기 극복 능력을 시험대에 올리기에 이르렀다. 

빠른 복귀 약속한 지석진​
 
 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이날의 초대손님은 파이터 겸 예능인 김동현, 인기 아이돌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투바투) 였다. 올해 들어 지난 1월과 5월 두차례나 <런닝맨>을 방문해 웃음꽃을 피웠던 김동현은 이날 역시 특유의 어리숙한 캐릭터로 제 역할을 톡톡히 담당해줬다.   

​지석진의 부재, 양세찬의 컨디션 난조를 소개하면서 다소 가라 앉은 분위기로 출발한 <런닝맨>은 김동현의 등장과 더불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지석진과 영상 통화를 시도한 멤버들은 평소 녹화 때 처럼 깔끔하게 차려 입은 모습에 "회장님도 아니고 누가 집에서 저러고 있냐", "너무 설정했다" 등 반응으로 반갑게 맞이했다.  

"김동현이 (고정) 자리 맡으려고 한다, 반고정 이야기 까지 나왔다는"는 농담에 위기감을 느낀 지석진은 "컨디션이 너무 확 돌아왔다. 기사를 접어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라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 정말 짧은 휴식만 할 거 같다. 잠깐만 기다려주면 왕코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공백기가 길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옛말처럼 각각 확실한 캐릭터를 지닌 고정 출연자들이 연달아 자리를 비우면서 <런닝맨> 시청자들로선 새삼 그들의 지난 활약상을 그리워할 수 밖에 없었다. 예측 불허 예능감으로 확실한 웃음을 책임지던 전소민에 이어 초대손님에게 텃세 부리는 전무후무 캐릭터로 늘 프로그램 속 재미의 한축을 담당했던 지석진까지 사라지면서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항상 분위기 최고조에 달했던 <런닝맨> 특유의 활기가 한풀 꺾이고 말았다.​

5명이라는 역대 최소 인원 구성으로 녹화를 진행하려다보니 항상 하하-양세찬과 티키타카급 활약을 펼쳤던 인물의 존재감이 새삼 그리워질 수 밖에 없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늘 한 자리를 확실하게 채워줬던 양세찬 마저 컨디션 난조로 인해 이날 방영분에선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다보니 사실상 고정멤버 4명만 정상 가동되는 셈이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출연진과 초대손님들이 의기투합하면서 이번 성탄절 특집편 역시 무사히 방영을 끝마칠 수 있었다. 서로를 배신하는 <런닝맨> 특유의 성격이 어울어지면서 엄동설한 속 물 폭탄 맞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김동현, 투바투 등의 노고 속에 크리스마스 이브의 방송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OTT 인기 예능 1위의 저력, 이번에도 발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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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최근 발표된 OTT 웨이브의 발표에 따르면 올 한해 가장 구독자들로 부터 사랑받은 예능 프로그램 1위는 4년 연속 <런닝맨>의 몫이었다. 이날 방송 시작과 더불어 해당 소식을 전달받은 멤버들은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이와 같은 조사 내용은 장수 예능의 관록, 시청률 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팬들의 여전한 성원에 힘입은 결과이기도 하다. 

늘 그래왔지만 <런닝맨>의 2023년 역시 다사다난했다. 한해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서 단 5명의 멤버들만으로 촬영을 진행해야 하는 진귀한 상황도 맞이했다. 높아진 연령대로 인해 과거 마냥 체력적으로 힘쓰는 내용은 소화하기 어려워지면서 입담, 혹은 두뇌 싸움 중심의 흐름 변화도 목격되었다.     

​비록 단촐해진 인적 구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현재로선 미지수지만 이에 아랑곳 없이 <런닝맨>은 내년에도 앞만 보고 달려주길 기대해본다. 몇개 안되는 버라이어티 예능의 자존심 같은 존재로서 숱한 역경도 이겨냈던 프로그램 아니던가. OTT 인기 1위 예능의 저력이 꼭 발휘되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인 것이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런닝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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