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이 이번엔 톱스타들의 예능감, 멤버 지석진의 환갑 잔치(?)로 풍성한 재미를 더했다. 10일 방영된 SBS <런닝맨>은 지난주에 이어 '돌아온 타짜 협회' 2탄, '미리 하는 지석진의 환갑 여행' 등의 내용으로 꾸며졌다. 최근 들어 <런닝맨>은 신예은-홍진호가 출연한 싱가포르 특집에 이어 배우 유승호-방탄소년단(BTS) 멤버 뷔가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SBS가 운영중인 각종 유튜브 채널에선 뷔-유승호의 활약상을 모은 편집 영상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해외 팬심의 뜨거운 호응 뿐만 아니라 국내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멤버 전소민의 빈 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아직 환갑까지 몇 해 남아 있는 멤버 지석진을 축하(?)하기 위해 양세찬이 기획한 '환갑 잔치' 또한 쏠쏠한 재미를 만들어 냈다.
'승부사' 뷔-'꽝손' 유승호의 힘... 타짜 협회 특집
'타짜 협회' 시리즈는 지난 몇년 사이 <런닝맨>에서 주기적으로 활용되어 온 소재다. 보유한 캐러멜 개수로 우승자를 가리는 레이스는 매번 이변이 속출하면서 시청자들의 좋은 호응을 얻은 바 있었다. 이번엔 이번 출연분에서 기대 이상의 웃음을 만들어낸 뷔, 유승호가 다시 초대되면서 더 큰 재미를 유발했다.
이상하리만큼 각종 게임에서 불운이 겹쳤던 유승호는 마지막 승부를 겨룬 레이스에서도 패배를 면치 못했고 결국 파산에 이르고 말았다. 반면 승부사 기질을 보여준 뷔는 한때 유재석과 지석진에게 승자의 자리를 내주는 듯 했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 최종 승자의 자리에 올라섰다.
연이은 외부 초대손님의 등장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면서 <런닝맨> 또한 좋은 분위기 속에 '타짜 협회' 편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나영석 PD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인정받은 뷔의 예능감, 어리숙하면서 묘한 매력을 뿜어낸 유승호의 활약이 최상의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석삼이형' 지석진의 미리 하는 환갑 여행
이날 방송의 후반부는 멤버 지석진을 위한 '환갑 여행'으로 꾸며졌다. 이를 두고 의아하게 생각할 시청자가 없진 않을 것이다. 지석진의 나이(1966년생)를 감안하면 아직 환갑까진 몇 해 남은 상황.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4월 방영된 당시 <런닝맨> '2023 런닝투어 프로젝트'를 짚어야 한다.
당시 양세찬이 지석진을 위한 환갑여행을 소재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고 7개월여 지난 이날, 드디어 실행에 옮긴 것이었다. 호텔을 대여하고 <코미디 빅리그> 출신 개그맨들을 규합해 특집 쇼까지 마련하는 등 양세찬은 기획자로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성대모사부터 다양한 몸개그 등 개인기를 총동원한 후배 코미디언들의 활약에 잔치의 주인공인 지석진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처음엔 이런 기획이 짜증났다"던 지석진은 "이젠 왠지 모르게 여기 젖어 들었다, 가슴 뭉클하게 열 받는다"고 말했다. 비록 50% 확률의 명품 팔찌 획득의 기회가 무산되긴 했지만 서로의 마음을 꿰뚫고 있는 멤버들의 끈끈한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런닝맨>이 난국을 타개하는 비결
두 가지 내용으로 꾸며진 이날의 <런닝맨>은 초대손님이 참여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각종 레이스를 구성해야 재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의 좋은 사례를 보여줬다. 유승호처럼 엄청난 '예능꾼'은 아니지만 묘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판을 벌려 준다면 그만큼 웃음은 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일명 '석삼이형 환갑잔치'는 최고참 멤버 지석진을 위한 격려의 의미뿐만 아니라 최근 방송 무대에서 설 자리가 사라진 후배 개그맨들이 짧게나마 TV에 나와 끼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시청자들의 호의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이와 더불어 40대에 출발해 50대를 거쳐 어느덧 60대를 앞둔 '노장 예능인' 지석진의 관록도 빛을 볼 수 있었다.
한편 새 인물 영입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고정 합류 부담감이 큰 자리인 만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멤버들 나름의 생각이 방송을 통해 처음 소개되기도 했다.
초대손님 활용, 기존 멤버들의 의기 투합 등이 총망라된 이날의 방영분은 지난 14년 동안 수많은 역경을 이겨냈던 <런닝맨> 특유의 저력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제작진-멤버-초대손님들이 좋은 합을 보여줄수록 재미와 웃음의 강도가 커질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일깨워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