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싱어게인3>의 한 장면

JTBC <싱어게인3>의 한 장면 ⓒ JTBC

 
JTBC 예능 프로그램 <싱어게인3>의 열기가 뜨겁다. 7일 방송된 7회는 시청률 7.27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뜨거운 반응을 자아냈던 3라운드 경연은 라이벌전으로 펼쳐졌다. 2라운드에서 같은 팀이었거나 비슷한 성향의 가수들끼리 대결을 펼치는 식이다. 빅매치가 여러 번 성사됐는데,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대진은 46호와 56호의 대결이었다.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46호와 56호는 등장과 동시에 유려한 무대를 선보여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2라운드에서는 팀을 이뤄 환상의 라이브를 뽐내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두 참가자의 대결을 앞두고 임재범은 "살벌한 사람들만 남아 있구나"라며 혀를 내둘렀다. 백지영도 "여기 또 어렵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만큼 이 대결의 승자가 누구일지 귀추가 주목됐다.

선택의 순간 괴로워했던 심사위원들
 
 JTBC <싱어게인3>의 한 장면

JTBC <싱어게인3>의 한 장면 ⓒ JTBC

 
"제가 멋있게 해서 언니가 져도 멋있는 대결이 될 만큼 열심히 하겠습니다." (46호)
"46호 가수님, 오늘 무대 아주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제가 이겨도 미안하지 않으니까." (56호)


46호는 박경희의 '곡예사의 첫사랑'(1978)을 선곡했고, 56호는 잔나비의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짧지 않은 우리 함께했던 시간들이 자꾸 내 마음을 가둬두네'(2014)를 선택했다. 둘은 지켜보는 이들을 숨막히게 만들 만큼 훌륭한 무대를 선보였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심사위원들은 선택의 순간을 괴로워하며 가까스로 심사를 마쳤다.

그 결과 4대 4로 동률인 상황이 만들어졌다. 임재범, 윤종신, 김이나, 규현이 46호를 선택했고, 백지영, 이해리, 코드쿤스트, 선미가 56호에 표를 던졌다.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갈린 것이다. 2라운드에서는 양쪽이 동률을 이루면 둘 다 통과하는 것이 룰이었지만, 3라운드부터는 심사위원들끼리 논의를 거쳐 최종 승자를 가려내야 했다. 너무도 박빙이었던 승부답게 피말리는 회의가 시작됐다.

"내 느낌에 56호는 오늘 잘한 것 같거든." (윤종신)
"근데 오늘 잘한 거면 붙여야 하는 거 아니야?" (코드쿤스트)


양측은 물러섬 없이 맞섰다. 코드쿤스트는 "56호는 아무것도 건들 게 없었어"라며 56호를 앞장서서 지지했고, 윤종신은 "나는 그 정도 퀄리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46호에 무게를 실었다. 긴 회의가 이어졌던 것으로 보이지만, 방송에서는 윤종신과 코드쿤스트의 발언이 도드러졌다. 김이나는 "와, 나는 가만히 있으련다"라며 한 발 빼는 모습이었다. 

결론은 46호의 최종 승리였다. 워낙 팽팽했던 대결이었다보니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니었다. "이렇게 좋은 무대를 하고 떨어지면"이라는 코드쿤스트의 발언처럼, 완벽한 무대를 펼친 56호의 탈락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시청자들이 제법 많았다. 이 부분을 지적하며 윤종신의 심사평을 비판하는 기사(관련기사: 윤종신의 심사평, 시청자들 왜 공감 못했을까)도 있었다.

비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대적으로 좋지 못한 컨디션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46호를 지지하는 윤종신이 심사평이 설득력을 지니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윤종신의 발언이 자칫 "56호 가수가 마치 오늘만 잘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고, "후배 음악인의 반론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비춰"져 일부 시청자들이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꼬집었다.

방송의 짧은 장면으로 문제 삼을 수 있을까
 
 JTBC <싱어게인3>의 한 장면

JTBC <싱어게인3>의 한 장면 ⓒ JTBC

 
하지만 이런 지적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윤종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야 있다. 심사위원들조차 4대 4로 나뉘었던 용호상박의 무대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가 올라가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 누가 떨어져도 분명 속상했을 것이다. 코드쿤스트는 56호의 무대를 완벽했다고 평가했지만, 윤종신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음악이라는 예술에 답은 없기 때문이다. 

'완벽하다'는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46호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더라도 그 결과물이 100%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한 56호의 무대가 완벽했다고 해서 46호의 무대와 비교해 무조건 우위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3번 슛을 시도해서 3번 모두 성공한 선수가 5번 슛을 시도해서 4골을 성공한 선수보다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윤종신은 코드쿤스트를, 그러니까 후배 음악인의 반론을 무시했다고 볼 수 있을까. 이 기사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에도 윤종신의 이날 심사평에 불만을 표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상대방을 무시했다기 보다는 심사위원으로서 다른 평가 기준에 따라 자유롭게 발언했을 뿐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무시'라고 단정 지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싱어게인3>은 4대 4로 동률을 이뤘을 경우 '회의'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는 룰을 만들어 두었다. 다시 말해 심사위원들이 대립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두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갈 수 있고, 일정한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이 서로를 존중한다는 건 방송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굳이 방송의 극히 짧은 일부분을 문제 삼을 필요가 있을까.

다만 <싱어게인3>가 편집에 있어 소홀했던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과를 예단할 수 없도록 양측의 대립을 강조한 후 회의 내용을 대부분 편집한 건 이해하겠지만, 심사위원들의 발언을 좀더 충분히 다뤘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시청자들이 오해가 훨씬 줄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싱어게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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