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우승컵 들어 올리는 김기희-정승현 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우승팀인 울산 현대의 주장 김기희와 정승현이 함께 우승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함께 우승컵 들어 올리는 김기희-정승현 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우승팀인 울산 현대의 주장 김기희와 정승현이 함께 우승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울산 현대가 전북 현대와의 라이벌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우승 세리머니를 즐겼다.
 
울산은 3일 오후 2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전북에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울산은 23승 7무 8패(승점 76)를 기록, 2위 포항(승점 64)에 12점 차로 앞서며 지난 시즌에 이은 K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전북은 16승 9무 13패(승점 57)로 4위로 마감, K리그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에 실패했다.
 
설영우, 전북 무너뜨린 천금의 결승골

 
홈 팀 울산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주민규가 원톱, 루빅손-강윤구-엄원상이 2선에서 받쳤다. 중앙 미드필더는 이청용-김성준, 수비는 설영우-김영권-정승현-김태환,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원정 팀 전북은 4-3-3으로 응수했다. 송민규-이준호-이동준이 전방에 나서고, 백승호-박진섭-아마노 준이 역삼격형 미드필드진을 구축했다. 수비는 정우재-홍정호-정태욱-안현범, 골문은 김정훈이 지켰다.
 
두 팀은 점유율에서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 어느 한 쪽이 주도하는 경기 흐름이 아닌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울산은 좌우 풀백을 활용한 측면 공격을 중심으로 풀어갔다면, 전북은 백승호를 중심으로 빌드업을 전개한 뒤 좌우 송민규와 이동준의 컷백을 시도했다.
 
전반 중반까지 기회는 울산이 더 많았다. 전반 2분 김태환의 크로스에 이은 강윤구의 헤더를 시작으로 전반 5분 주민규의 감아찬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16분에는 김태환이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김정훈 골키퍼를 위협했다.
 
울산은 전반 31분 선제골을 엮어내는 데 성공했다. 엄원상의 오른쪽 돌파로 시작된 공격은 김성준을 거쳐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대기 중인 설영우에게 전달됐다. 설영우는 중앙으로 접어 놓고 수비 2명 사이 공간으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 공은 전북의 안현범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으로 들어갔다.
 
울산 현대 울산이 K리그 38라운드 전북전에서 설영우의 선제 득점 이후 환호하는 모습

▲ 울산 현대 울산이 K리그 38라운드 전북전에서 설영우의 선제 득점 이후 환호하는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한 골 뒤진 전북은 공격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전반 40분에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했다. 아마노의 프리킥 패스가 박스 안으로 전달될 때 조현우 골키퍼가 펀칭하는 과정에서 경합하던 홍정호의 얼굴을 가격하고 말았다. 홍정호는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의식을 잃은 듯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7분간 경기가 중단되었고, 홍정호는 응급조치을 받은 이후 엠뷸란스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전반 추가 시간이 길게 주어졌지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전반전이 1-0 울산의 리드로 종료됐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문선민, 하파 실바를 투입하며 공격진을 재정비했다. 후반 초반 이러한 공격 지향적인 교체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후반 5분 박스 아크 정면에서 문선민의 오른발 발리슛은 골문을 벗어났다.
 
울산도 공격적으로 응수했다. 후반 6분 주민규, 후반 10분 아타루의 슈팅으로 추가골 욕심을 한껏 부렸다. 전북은 후반 13분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안현범의 빠른 침투에 이은 크로스가 설영우 발에 맞고 골문으로 날라갔지만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으로 인해 득점에는 실패했다. 후반 21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엄원상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팅기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을 위해 승점이 필요한 전북은 끝까지 사력을 다했다. 후반 28분 하바 실바의 연속 슈팅이 조현우 골키퍼에게 막히며 좀처럼 포문을 열지 못한 전북이었다. 후반 40분 문선민의 중거리 슈팅과 후반 43분 하파 실바의 헤더에도 무용지물이었다.
 
끈끈하게 버티기에 성공한 울산은 결국 전북의 꿈을 가로막으며 라이벌전 승리와 함께 홈 팬들 앞에서 우승 세레머니를 즐기며, 최고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울산, K리그 통산 4회 우승
 
울산은 지난 10월 29일 35라운드 대구전에서 2-0 승리로 거두고, 일찌감치 조기 우승을 확정지은 바 있다. 이번 최종 라운드는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우승을 즐길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상대는 울산의 최대 라이벌인 전북이었다.
 
전북은 울산전에서 승리해야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 나설 수 있는 절박환 상황이었다. 울산의 우승 대관식을 보기 위해 무려 2만 8638명이 울산 문수경기장을 찾았다. 전북과의 라이벌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우승 세리머니를 즐기는 것이야 말로 울산 홈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었던 셈이다.
 
울산은 전북에게 시원한 KO 펀치를 날렸다. 올 시즌 총 4번의 맞대결에서 3승 1패로 확실한 우세를 점했다. 전북과의 승점차는 19점. 실질적으로 울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울산이 시즌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사이 전북은 극심한 성적 부진으로 중하위권까지 추락했다. 울산은 핵심 미드필더 박용우의 알 아인 이적으로 다소 흔들렸지만 K리그 최고의 스쿼드와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지며 차곡차곡 승점을 적립했다.
 
결국 올해도 울산 천하였다. 1996년, 2005년, 2022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별을 가슴에 품었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 부임 첫 시즌인 2021년 아쉽게 전북에게 역전 우승을 내줬지만 이후 2022, 2023시즌 리그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홍명보 감독은 역대 6번째로 'K리그 2연패'를 이끈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울산문수경기장, 2023년 12월 3일)
울산 현대 1 - 설영우 31'
전북 현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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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전북 K리그 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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