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폴레옹> 관련 이미지.

영화 <나폴레옹> 관련 이미지. ⓒ 소니픽쳐스

 
단순히 유럽 역사를 넘어 세계적으로 알려진 인물의 영화화는 언제든 반길 만한 일이다. 그것도 그 인물 자체가 평면적이 아닌 논란의 여지가 있을수록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좋으니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오는 12월 6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나폴레옹>이 30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에 선공개됐다.
 
우선 리들리 스콧 감독과 배우 호아킨 피닉스라는 조합만으로 구미를 당긴다. <에이리언> 시리즈부터 <마션>, 최근의 <하우스 오브 구찌> 등으로 장르나 소재 불문 자신만의 인장을 가득 채우는 명장인 리들리 스콧 감독이 나폴레옹이라는 논쟁적인 인물을 택했다. 프랑스를 위해 군인으로 헌신하다 스스로 황제가 된, 침략과 전쟁을 마다하지 않는 선택으로 독재자 혹은 강한 리더십의 상징이 된 그를 감독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영화는 상당 부분 역사적 사실이나 자료에 근거한 듯 보인다. 첫 번째 아내 조세핀(바네사 커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애착 관계를 축으로 삼아, 나폴레옹 내면에 자리한 불안감을 묘사한다. 피해의식이나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다가도 전장에선 그 누구보다 강력한 통솔력을 보이는 나폴레옹이 영화 전반부까지 제법 잘 드러난다.
  
 영화 <나폴레옹> 관련 이미지.

영화 <나폴레옹> 관련 이미지. ⓒ 소니픽쳐스

 
 영화 <나폴레옹> 관련 이미지.

영화 <나폴레옹> 관련 이미지. ⓒ 소니픽쳐스


전설적인 전투로 기록된 툴롱, 아우스터리츠, 워털루 전투 등도 세밀하게 묘사된다.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일부 장면에선 세트장을 만들어 놓고 360도 촬영을 하는 등 노련한 스태프들의 실력도 빛을 발한다. 여기에 더해 카메라 구석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배우들의 면면도 영화적 중량감을 더하기 충분하다.
 
각 시퀀스 별로 보면 나무랄 수 없는 촬영과 연기지만 전반적으로 나폴레옹과 조세핀, 나아가 프랑스 역사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의 소구를 어떻게 만족시킬지는 의문이다. 이미 주요 등장 인물 관련해 어느 정도는 지식이 있어야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바가 크게 다가올 여지가 크다. 더욱이 나폴레옹 묘사를 두고 영국 평단과 프랑스 평단의 반응이 극으로 엇갈리고 있기에 그 외 지역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평가할지 사뭇 궁금해지기도 한다.
 
단순히 위인전기에서 본 나폴레옹이 아닌 입체적이고 복잡다단한 한 인간을 엿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과연 <나폴레옹>이 훌륭한 영화인지, 대중영화로 약점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어 보인다. 자칫 그들만을 위한 전기 영화 아닌지 싶을 정도로 인물의 관계도나 전사를 끌어오는 대목에서 불친절한 편이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을 겁박하고 강화를 맺는 나폴레옹과 조세핀 치마폭에 놀아나는 나폴레옹의 모습이 한 영화 안에서 유기적으로 섞여 있다고 보기 어렵다. 배우 연기 문제라기보단 시나리오 단계에서의 과도한 생략 때문으로 보인다.
 
이처럼 명감독과 명배우의 만남이 항상 좋은 결과로 귀결되는 건 아니다. 지난 11월 22일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영화는 현재 로튼 토마토 지수가 60% 정도다.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값을 떠올린다면 다분히 아쉬울 수밖에 없는 수치다. 현지에선 리들리 스콧 감독이 나폴레옹을 싫어하는 게 아닐까라는 리뷰가 나올 정도다. 높은 진입 장벽이 국내 관객들에게 어떻게 작용할까.
 
한줄평: 구성과 시나리오상 약점이 드러나는 편이다
평점: ★★★(3/5)

 
영화 <나폴레옹> 관련 정보

원제: NAPOLEON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호아킨 피닉스, 바네사 커비 외
제공 및 배급: 소니픽쳐스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58분
북미개봉: 2023년 11월 22일
국내개봉: 2023년 12월 6일
 
나폴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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