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안방에서 기업은행을 꺾고 3승3패로 2라운드 일정을 마쳤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19-25, 25-19, 25-22, 25-20)로 승리했다. 지난 10월 24일 화성에서 열린 1라운드 맞대결에 이어 기업은행을 상대로 두 경기 연속 승점 3점을 따낸 GS칼텍스는 승점 22점으로 2위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승점 차이를 1점으로 좁혔다(8승 4패).

GS칼텍스는 토종에이스이자 주장 강소휘가 45.95%의 공격성공률로 17득점을 기록했고 1세트 중반 권민지 대신 교체 투입된 부주장 유서연도 40.91%의 성공률로 11득점을 보탰다. GS칼텍스는 이날도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가 49.36%의 공격 점유율을 책임지면서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35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7개 구단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외국인 선수 실바의 높은 공격 점유율은 차상현 감독과 GS칼텍스의 남모를 고민이기도 하다.

'몰빵형' 외국인 선수 맛집(?) 인삼공사
 
 풍부한 해외리그 경험을 자랑하는 실바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6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됐다.

풍부한 해외리그 경험을 자랑하는 실바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6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됐다. ⓒ 한국배구연맹


V리그는 남녀부 모두 외국인 선수의 공격 비중이 높은 리그로 유명하다. 각 구단도 매년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많은 공격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우선적으로 관찰하고 V리그에 도전하는 외국인 선수들도 한국에서는 많은 공격점유율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 올해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브리트니 아베크롬비(기업은행)도 지명 후 많은 공격시도에 대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V리그 여자부에서 처음으로 50%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던 선수는 여자배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 마델라이네 몬타뇨였다. 몬타뇨는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서의 세 번째 시즌이었던 2011-2012 시즌 53.78%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한동안 깨지지 않을 거 같던 몬타뇨의 기록은 2013-2014 시즌 인삼공사에서 활약한 조이스 고메즈 다 실바가 54.46%라는 믿기 힘든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며 단 2년 만에 깨졌다.

조이스는 2014-2015 시즌에도 2078회의 공격 시도로 53.56%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두 시즌 연속 50%가 넘는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자유계약으로 시행됐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4-2015 시즌에는 조이스 외에도 현대건설의 폴리나 라히모바가 49.02%,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의 니콜 포셋이 48.25%,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레이첼 루크가 46.90%의 높은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드래프트로 변경된 후 외국인 선수에 대한 비중은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외국인 선수가 팀 공격의 가장 많은 부분을 책임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으로 인삼공사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한 발렌티나 디우프(부스토 아르시치오)는 2019-2020 시즌 45.60%에 이어 2020-2021 시즌 50.61%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며 V리그에 6시즌 만에 외국인 선수의 공격 점유율 50%를 부활(?)시켰다.

2021-2022 시즌에는 흥국생명에서 활약했던 캐서린 벨이 43.32%, GS칼텍스에서 활약한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현대건설)가 41.29%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인삼공사에서 득점왕에 올랐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KPS 체믹 폴리스)가 50.88%의 점유율로 몬타뇨와 조이스에 이어 V리그 역대 3번째로 1000득점과 공격 점유율 50%를 동시에 달성했다(공교롭게도 3명 모두 정관장의 전신 인삼공사 선수들이다).

득점도, 성공률도, 점유율도 1위 달리는 실바
 
 실바는 2라운드까지 득점과 공격성공률, 서브 부문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실바는 2라운드까지 득점과 공격성공률, 서브 부문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지난 시즌이 끝나고 모마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 지명권을 뽑았다. 지난 시즌을 7개 구단 중 5위로 마감한 것에 비하면 꽤나 불운한 순번이었다. 앞선 5개 구단이 각자 원하는 선수들을 선발한 가운데 차상현 감독은 고민 끝에 191cm의 신장을 가진 쿠바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지젤 실바를 지명했다. 1991년생으로 7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였다.

실바는 최고령 외국인 선수답게 쿠바를 시작으로 아제르바이젠, 튀르키예, 이탈리아, 폴란드, 그리스 등 다양한 리그에서 활약했던 풍부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중국과 필리핀 리그에서 활약한 적도 있어 아시아 배구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었다. 다만 시즌 개막 직후 만 32세가 된 베테랑 선수인 만큼 체력에 대한 우려는 실바의 불안요소가 될 거라는 배구팬들도 적지 않았다.

2라운드까지의 일정을 끝낸 현재 실바의 기량은 한마디로 기대 이상이다. 이번 시즌 2라운드까지 GS칼텍스가 치른 12경기에 모두 출전한 실바는 45.04%의 공격 성공률로 348득점을 기록하며 득점과 공격 성공률 부문에서 모두 선두에 올라있다. 여기에 47번의 세트에서 16개의 서브득점을 기록하면서 서브 부문에도 세트당 0.34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활약이다.

하지만 실바는 GS칼텍스 팬들을 걱정시키는 부분도 있다. 실바는 2라운드까지 706회의 공격을 시도하면서 43.8%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9일 기업은행전에서는 팀 공격의 절반에 가까운 77회의 공격을 시도하면서 49.36%라는 지나치게 높은 공격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현재 리그에서 40%가 넘는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는 도로공사의 반야 부키리치(41.66%)와 실바 뿐이다.  

GS칼텍스는 실바 외에도 국가대표 강소휘를 비롯해 유서연, 권민지, 최은지 등 기회만 주어지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풍부한 아웃사이드 히터들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공격의 다양화를 위해서라도 한수지와 오세연, 문지윤 등 중앙의 비중도 늘려야 한다. 물론 눈앞에 보이는 승리를 위해서는 실바에게 많은 공격을 시킬 수밖에 없지만 봄 배구까지 '건강한 실바'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바의 공격 점유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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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도드람20232024V리그 GS칼텍스KIXX 지젤실바 공격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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