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이란 무엇인가. 거만할 오(傲)에 다시 거만할 만(慢)을 붙여 오만이라 하였다. 그저 일시적 거만함을 넘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저만 아는 자세를 우리는 오만하다 이른다. 오만은 스스로가 거만하다는 사실조차 잊었다는 점에서 일상적이며, 저 아닌 다른 이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저와 같을 수는 없으리라 여긴다.
때로 오만한 영화를 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지난해 여름 개봉한 <탑건: 매버릭>이 톰 크루즈의 노익장과 함께 끝을 모르고 진화하는 할리우드의 첨단 기술력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이 영화로부터 진정 보아야 할 것은 너무나도 쉽게 무시되어 좀처럼 조명 받지 못했다. 이 영화가 얼마나 오만한지, 또 그 오만이 전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란 사실이 말이다. 요컨대 할리우드는, 또 그로 표상되는 상업영화계는 습관적으로 오만해지고는 하는 것이다.
<탑건: 매버릭>은 탑건으로 불리우는 미 해군 항공대 정예 조종사들이 잠재적 적국으로 지목된 어느 나라에서 비밀리에 준비한 핵시설을 폭격해 파괴하는 이야기였다. 미국이 판매한 4세대 F-14 전투기가 적 기지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한때 동맹이었던 나라의 기지로 보이는 이곳을 미국이 기습 폭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