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월드컵 나선 변성환 감독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U-17 남자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미국의 경기. 변성환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U17 월드컵 나선 변성환 감독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U-17 남자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미국의 경기. 변성환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게임 시작 전 이미 16강에 오르지 못한다는 탈락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의 표정이 밝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 게임까지 패할 줄은 몰랐다. 볼 점유율(한국 62%, 부르키나파소 22% / 경합 16%), 패스 성공률(한국 90.87% 657/723개, 부르키나파소 67.71% 151/223개), 코너킥(한국 6개, 부르키나파소 4개), 프리킥(한국 13개, 부르키나파소 11개) 등 주요 기록들로 볼 때 주도권을 쥔 게임이었지만 3게임 연속 패배라는 초라한 성적표만 받아들었다.

변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17세 이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18일(토) 오후 9시 인도네시아 반둥에 있는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FIFA(국제축구연맹) U-17 월드컵 E조 부르키나파소와의 마지막 게임도 1-2로 패하는 바람에 3패(2득점 6실점), 최하위 성적으로 이번 대회를 끝내고 말았다.

16강 진출 기적은 없었다

우리 게임보다 약 2시간 15분가량 먼저 시작한 F조 마지막 게임에서 멕시코가 뉴질랜드를 4-0으로 이기는 바람에 E조 3위의 16강 티켓 가능성은 사라지고 말았다. 여섯 조 3위 팀들 중에서 성적순으로 상위 4팀에게만 16강 진출권이 돌아갔는데, 이 게임 승리 팀이 가질 수 있는 최대 승점은 3점뿐이었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 예선 통과 팀들(개최국 인도네시아 제외) 중 한국만 빼고 일본과 이란이 2승 1패, 우즈베키스탄이 1승 1무 1패로 16강에 올랐기 때문에 이번 대회 결과는 상대적으로도 씁쓸해 보일 수밖에 없다.

U-17 월드컵 본선에 나와 8강까지 올라간 역사가 세 번이나 있었기에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우리 선수들은 부르키나파소를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미국, 프랑스를 상대했던 이전 게임처럼 공격 마무리가 거칠었기 때문에 볼 점유율이나 패스 성공률에서 상대를 압도하고도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수비수들의 능력에서도 차이가 분명했다. 게임 시작 후 24분만에 부르키나파소 왼쪽 날개 공격수 잭 디아라의 첫 골이 나왔다. 한국 가운데 미드필더 차제훈의 빌드 업 드리블 실수를 가로챈 부르키나파소가 발데 바의 어시스트 패스-잭 디아라의 오른발 토 킥 골로 달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잭 디아라의 빠른 공간 침투를 활용한 부르키나파소의 역습 전개가 7분 전에도 거의 비슷하게 나왔기 때문에 거듭되는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우리 수비수들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31분에도 추가 실점 위기가 오른쪽 풀백 이창우의 실수로 이어졌지만 홍성민 골키퍼가 아루나 와타라의 왼발 슛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그나마 마지막 희망을 품게 한 동점골이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왔다. 교체 선수 배성호의 스루패스를 받은 주장 김명준이 재치있는 이동 컨트롤 기술을 발휘하며 오른발 동점골을 차 넣은 것이다.
 
U-17 축구대표팀, 프랑스에 0-1로 패배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에서 0-1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U-17 축구대표팀, 프랑스에 0-1로 패배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에서 0-1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이번 대회 두 번째 골 덕분에 역전 희망을 품은 우리 선수들이 기세를 끌어올렸지만 수비력의 한계를 또 여러 차례 드러내며 주저앉고 말았다. 59분에 부르키나파소 골잡이 술레이마네 알리오의 다이빙 헤더 슛은 누가 봐도 골이라 생각했지만 홍성민 골키퍼가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쳐냈고, 68분에도 센터백 김유건의 이해하기 힘든 드리블 실수로 아찔한 실점 위기를 내준 것이다.

결국 우리 선수들은 86분에 결승골을 얻어맞고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술레이마네 알리오의 어시스트 패스를 받은 아부바카르 카마라가 오른발 대각선 슛을 시원하게 차 넣은 것이다. 센터백들의 커버 플레이 구멍이 너무나 커 보이는 순간이었다.

후반전 교체 선수로 들어온 왼쪽 미드필더 김현민이 90분에 오른발 감아차기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부르키나파소 이시도르 트라오레 골키퍼가 놀라운 탄력을 자랑하며 날아올라 쳐내는 바람에 우리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뉴질랜드, 캐나다, 뉴칼레도니아, 폴란드'와 함께 승점 0점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결과론이지만 프랑스에게 0-1로 아깝게 진 두 번째 게임에서 후반전에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고도 동점골을 터뜨리지 못한 것이 늦은 후회로 남은 셈이다.

그래도 주장 완장을 차고 공격을 이끌며 이번 대회 우리 팀이 넣은 2골의 주인공 '김명준'을 비롯하여 왼쪽 날개 공격수 양민혁, 왼발을 잘 쓰는 윤도영, 드리블 기술이 뛰어난 진태호, 오른발 전담 키커 백인우 등은 앞으로도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등장할 실력자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 이 대회를 통해 얻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23 FIFA U-17 월드컵 E조 결과(18일 오후 9시,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반둥)

한국 1-2 부르키나파소 [골 : 김명준(49분,도움-배성호) / 잭 디아라(24분,도움-발데 바), 아부바카르 카마라(86분,도움-술레이마네 알리오)]

한국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양민혁, 김명준, 윤도영(80분↔김현민)
MF : 진태호, 차제훈(46분↔황은총), 백인우(71분↔임현섭)
DF : 이수로(64분↔서정혁), 김유건, 강민우, 이창우(46분↔배성호)
GK : 홍성민

◇ 각조 3위 팀 최종 성적(인도네시아, 부르키나파소 16강 탈락)
A조 3위 인도네시아 2점(2무 1패 3득점 5실점)
B조 3위 우즈베키스탄 4점(1승 1무 1패 5득점 5실점)
C조 3위 이란 6점(2승 1패 9득점 4실점)
D조 3위 일본 6점(2승 1패 4득점 3실점)
E조 3위 부르키나파소 3점(1승 2패 3득점 6실점)
F조 3위 베네수엘라 4점(1승 1무 1패 5득점 5실점)

◇ 2023 FIFA U-17 월드컵 16강 대진표
11월 20일 ☆ 에콰도르 - 브라질(마나한 스타디움)
11월 20일 ☆ 스페인 - 일본(마나한 스타디움)
11월 21일 ☆ 말리 - 멕시코(겔로라 붕 토모 스타디움)
11월 21일 ☆ 독일 - 미국(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
11월 21일 ☆ 아르헨티나 - 베네수엘라(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
11월 21일 ☆ 모로코 - 이란(겔로라 붕 토모 스타디움)
11월 22일 ☆ 잉글랜드 - 우즈베키스탄(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11월 22일 ☆ 프랑스 - 세네갈(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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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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