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채널A
    
4세 아들(금쪽이)과 6개월 딸을 키우고 있는 부모와 할머니가 10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를 찾았다. 영상 속의 금쪽이는 떼를 쓰며 말대답을 했고, 화가 나면 있는 힘껏 때리고 덤벼들었다. 잡히는 대로 물건을 투척하기도 했다. 특히 할머니에게 버릇없이 굴었다. 엄마는 너무 '오냐오냐' 키운 탓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꺼내 놓았다. 과연 그런 걸까. 

금쪽이네는 2층집 구조로 1층에는 시부모님이, 2층에는 금쪽이네가 거주하고 있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엄마는 아침에 아이들을 1층으로 데려갔고, 할머니와 자연스럽게 육아 배턴 터치를 했다. 아빠는 이미 새벽부터 출근하고 난 후였다. 마음이 급한 건지 엄마는 아이들을 빨리 할머니에게 '넘기려는' 것 같이 행동했다. 아침 육아에 미묘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 30분까지 할머니의 육아가 시작됐다. 이렇듯 할머니는 바쁜 부모를 대신해 육아를 전담하고 있었다. 금쪽이의 주양육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젊은 사람도 힘든 육아를 종일 하는 할머니의 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육아와 살림을 병행하느라 허리, 갑상선 등 건강은 악화됐다. 쉬는 날도 없이 아픈 와중에도 365일 육아를 계속하는 상황이라 안타까웠다. 

그렇다면 조부모 육아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오은영 박사는 ①비교적 적은 실수 ②편안하고 일관된 태도 ③허용적인 육아를 꼽았다. 경험으로 체득한 다양한 기준을 갖고 있기에 편안하고 안정적인 육아가 가능하다. 또, 60세 이상의 어른들은 세상을 관조적으로 느긋하게 바라보게 되므로 아이들을 편안하게 수용하게 된다. 이는 아이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부모가 주도적인 육아를 하지 않는 상황

문제는 부모와 조부모 간의 훈육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상 속에서 금쪽이의 식습관을 놓고 훈육 갈등이 불거졌다. 밥투정을 하는 금쪽이는 엄마의 말을 듣고 밥을 먹은 후 사탕을 집어 들었는데, 이를 모르는 할머니는 밥을 먹으라고 야단을 쳤다. 헷갈린 금쪽이가 밥을 입에 욱여넣었고, 그 때문에 토를 하고 말았다. 어른들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한편, '토스 육아'의 양상도 눈에 띄었다. 퇴근 후 엄마는 지쳐 있어 보였고, 장난감으로 놀아달라는 금쪽이에게 빨리 정리하라고 소리쳤다. 잠시 후, 아빠가 퇴근했지만 피곤하긴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육아를 떠넘기기 바빴다. 그러다 할머니가 한마디 지적하자, 금쪽이가 살짝 고함을 치는 상황이 벌어졌다. 엄마는 야단을 치기 위해 금쪽이를 방으로 데려가 체벌까지 했다. 

"엄마와 아빠는 육아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을 안 하시는 거 같아요. 할머니 뒤에 다소 숨는 느낌이 들어요." (오은영)

오은영의 지적은 부모가 육아를 싫어한다는 게 아니라 부모가 주도적인 육아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즉, 할머니의 육아보다 우선순위가 낮았다. 달리 말하면 '사공이 많은 육아'였는데, 아이에게 세 명이 다른 말을 한마디씩 하는 상황이었다. 오은영은 일관되지 않은 양육과 훈육의 결과는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살아가는 데 기본이 되는 원칙을 내재화하지 못하고 불안하게 된다. 

아빠의 육아는 어떨까. 금쪽이와 숫자놀이를 하는 아빠는 진심보다는 의무감에 시간 때우기로 일관하는 듯했다. 그러다 할머니가 끼어들어서 못하겠다며 핑계를 대고 놀이를 빠르게 마무리했다. 엄마와 키즈 카페에 간 금쪽이는 갑자기 무섭다는 말만 반복했다. 엄마와 떨어지는 게 불안한 듯했다. 조금만 떨어져도 졸졸 뒤따라왔고, 한 시도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그러다 엄마가 보이지 않자 울먹이며 찾아 나섰다. 금쪽이는 엄마가 자신을 미워해서 두고 갔다고 여겼다. 금쪽이는 왜 불안해할까. 오은영은 만 4세인 금쪽이가 아직 어리다고 설명하며, 발달상 문제는 없으나 스스로 해내야 할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혼자 하는 게 자신 없다는 걸 무섭다고 표현하는 듯했다. 또, 엄마와 함께 놀고 싶었던 것이라 덧붙였다. 

엄마가 육아를 회피하게 되는 까닭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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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는 양육자가 많지만, 정작 깊고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 할 부모와의 상호 작용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불안-저항형 애착'이라고 분석했다. '저항형 애착'을 보이는 아이들은 양육자가 곁에 있어도 낯선 상황에서는 탐색하지 않으며, 양육자와 떨어지면 격렬하게 울며 강한 불안감을 표출한다. 원인은 비일관적 양육 태도와 양육자의 과도한 반응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엄마와 함께 공부를 하는 금쪽이는 너무 즐거워 보였다. 그런데 엄마는 그런 금쪽이를 말리고, 금쪽이의 말을 모두 부정했다. 아무런 요구도 받아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공부에 소질이 없다', '엄마는 돈이 없어'라며 부정적인 말만 쏟아냈다. 엄마는 강하게 키우려고 엄하게 대했다고 변명했지만, 오은영은 부모의 잘못된 단정은 아이에게 낙인을 찍는 것이라 경고했다

오은영은 '아이를 직접 돌보는 시간이 힘드냐'고 질문했고, 엄마는 '아이와 놀면 감정 소비를 하게 된다'고 대답했다. 그 때문에 육아를 회피하고 떠넘기게 된다는 것이다. 엄마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그는 부모의 이혼으로 새 가정에서 자랐던 행복하지 않았던 유년기를 떠올렸다. 불우한 일들이 겹치며 7살 때 아빠에게 보내졌지만, 엄마의 유년기는 여전히 혼란과 아픔으로 가득했다.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 때문일까. 사랑을 주는 방법도 몰랐다. '따뜻한 내 가족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었지만, 오은영은 그것이 '엄마가 꿈꾸는 판타지'라고 지적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육아를 외면해서는 그 꿈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행복하기 위해 마주해야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셋째를 낳는 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지금 육아의 중심이 엄마 아빠가 아닌 상태인 거거든요." (오은영)

오은영은 셋째를 원한다는 엄마에게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전제를 제시했다. 일을 포기하고 육아만 하라는 뜻이 아니라 육아의 주도권을 가지라는 얘기였다. 퇴근 후에는 육아를 분담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 간에 양육 기준과 계획에 대한 의논이 필요했다. 또, 할머니의 삶을 찾아드릴 여가 시간도 시급했다. 육아의 중심은 부모여야 한다.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채널A
 
금쪽이의 속마음은 어떨까. 누구랑 놀 때 가장 재밌냐는 질문에 "모르겠어"라고 대답했다. 그 이유는 늘 혼자였기 때문이다. 금쪽이는 아무도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다며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의 금쪽 처방은 '사랑은 세 배로, 훈육은 하나'였다. 부모만이 줄 수 있는, 부모에게서 받고 싶은 사랑을 금쪽이가 원하고 있기에 아이에게만 몰두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또, 주 훈육자(엄마) 중심의 육아 지침을 만들어 아이의 혼란을 줄이라고 권했다. 오은영의 말에 따라 세 사람은 식탁에 마주 앉아 이견을 나눴다. 서로 육아관에 있어 차이를 드러냈지만, 주 훈육자인 엄마가 교통정리에 나섰다. 다음 날, 금쪽이와 엄마, 할머니는 협동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엄마는 휴무일을 정해 현실 육아에 도전했다. 그 덕분에 할머니는 휴식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엄마의 노력은 계속됐다. 거울을 보며 긍정적인 표현을 연습했고, 서툴지만 조금씩 육아에 가까워졌다. 애착 회복 프로젝트도 진행됐다. 엄마와 애착이 쌓일수록 금쪽이의 얼굴도 활짝 펴졌다. 엄마와 손을 맞잡은 금쪽이는 그동안 서운했던 마음을 처음으로 표현했다. 엄마는 다시 한번 변화를 약속했다. 서로의 속마음을 나누며 한 발짝 더 다가간 금쪽이네가 앞으로 진정 행복한 가족이 되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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