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범대륙 컬링 선수권대회에 나선 남자 컬링 대표팀 오승훈(왼쪽), 성지훈(오른쪽) 선수.

2023 범대륙 컬링 선수권대회에 나선 남자 컬링 대표팀 오승훈(왼쪽), 성지훈(오른쪽) 선수. ⓒ 세계컬링연맹 제공

 
2023 범대륙 컬링 선수권대회 첫 경기에 나선 남자 컬링 대표팀 강원도청이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범대륙 컬링 선수권 디펜딩 챔피언인 캐나다의 '팀 브래드 구슈'를 누르고 첫 승을 신고했다.

한국 시간으로 30일 캐나다 켈로나에서 열린 2023 범대륙 컬링 선수권대회 첫 날 경기에서 남자 대표팀 강원도청이 캐나다의 '팀 브래드 구슈'를 8대 5의 스코어로 꺾었다. 캐나다의 스킵 브래드 구슈는 2006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캐나다 컬링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반면 강원도청은 선수들이 오랜만에 국가대표에 선발되었음에도 '팀 구슈'를 격침하는 대이변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특히 경기 중반부터 스틸을 따내고, 마지막 엔드에서 승리를 확정짓는 스틸을 만드는 등 경기력에서도 뛰어난 면모를 보였다. 한편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은 개막일 멕시코와 뉴질랜드를 꺾고 2연승을 거뒀다.

국제대회 복귀 첫 경기, 초장부터 '디펜딩 챔피언' 눌렀다

범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실력차가 꽤 크다고 느껴지는 팀과 첫 경기에서 만났지만 강원도청(박종덕·정영석·오승훈·성지훈·이기복) 선수들은 첫 엔드 해머를 잡은 캐나다를 상대로 1점 만을 내주는 데 성공했다. 경기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작한 강원도청은 2엔드에서 1점을 만들어내며 균형을 지켰다.

경기가 한국 쪽으로 기울어진 것은 4엔드부터였다. 3엔드 대량득점을 저지하며 1점만을 상대에 내준 강원도청은 4엔드 두 점을 올리는 데 성공하며 3대 2의 스코어를 만들었다. 스킵 샷 이전에는 1·2·3번 스톤이 캐나다의 것이었지만, 박종덕은 첫 투구에서 한국의 스톤을 1번 스톤으로 만든 데 이어 라스트 샷에서 테이크 아웃까지 성공, 2점을 만들었다.

분수령은 5엔드였다. 대표팀은 엔드 중반부터 하우스 윗쪽에 두 개의 스톤을 배치하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이 던진 스톤 중 하나가 호그 라인을 넘지 못하는 실수도 나왔지만, 도리어 캐나다 역시 1번 스톤을 연거푸 갖지 못하며 엔드가 끝날 때까지 한국의 두 개의 스톤을 앞서지 못했다. 한국이 2점을 스틸했다.

스코어 5대 2로 시작된 후반전. 6엔드에도 한국은 캐나다의 다량 득점을 저지하며 5대 3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7엔드에는 한국이 마지막 샷을 앞두고 선수들이 모두 모여 턴 방향을 두고 회의한 끝에 드로우에 성공, 6대 3으로 격차를 다시 벌렸다. 다만 8엔드 캐나다가 두 점을 따라잡으며 한국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충분한 대화'가 만든 승리

9엔드에는 한국이 다시 한 점을 달아나며 7대 5로 경기를 만들었다. 특히 9엔드 중반 캐나다가 하우스 안에 네 개의 스톤을 밀어넣었는데, 한국은 타임아웃을 통해 이예준 코치를 소환해 대화를 나눴다. 열띤 대화 끝 결론은 샷을 쳐내고 슈터가 남는 것. 결과적으로 한국은 1점을 따내는 데 성공해 캐나다의 스틸 시도를 저지했다.

10엔드, 캐나다가 공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캐나다는 대량 득점을 노리고 경기 중반부터 하우스 윗쪽을 어지럽게 만들며 대량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가드 스톤을 활용해 런백 샷을 시도하던 상대 서드 마크 니콜스의 첫 스킵샷이 무위로 돌아갔다. 브래드 구슈도 런백을 이어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1번 스톤은 여전히 한국 것이었다.

브래드 구슈가 크게 컴 어라운드해 한국의 스톤을 쳐내려는 마지막 샷을 시도했지만, 샷 질감이 까다로운 경기장이 샷의 성공을 허락할 리 만무했다. 캐나다의 이번 경기 마지막 스톤은 스톤 안쪽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경기는 최종 스코어 8대 5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경기 스킵 박종덕의 샷 성공률은 94퍼센트. 경이로운 성공률을 바탕으로 만든 승리였기에 의미가 크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인 캐나다, 팀 브래드 구슈를 경기력에서 압도하며 눌렀기에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기 충분했다. 

특히 이번 승리의 요인으로 선수들간의 충분한 대화를 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이 첫 경기에서의 대이변으로 돌아왔다.

여자 대표팀, 멕시코·뉴질랜드 꺾으며 산뜻한 출발
 
 2023 범대륙 컬링 선수권대회에 나선 여자 대표팀 스킵 김은지 선수.

2023 범대륙 컬링 선수권대회에 나선 여자 대표팀 스킵 김은지 선수. ⓒ 세계컬링연맹 제공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 역시 개막일부터 치른 두 경기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다. 경기도청은 개막전으로 치른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0대 1로 승리한 데 이어, 뉴질랜드와의 경기 역시 15대 2로 승리했다. 

특히 멕시코와 뉴질랜드 모두 상대에 한 점만을 내줬고, 경기를 치른 엔드 내내 한국이 사실상 모든 득점을 가져가는 등 투어 랭킹 4위에 걸맞은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그 결과 멕시코전과 뉴질랜드전을 모두 6엔드 만에 마치면서, 향후 경기를 대비하기 위한 체력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여자 대표팀은 한국 시간으로 31일 오전 6시부터 미국 '팀 타비타 피터슨'과 경기를 치른다. 세 경기 만에 중량감 있는 팀을 만나는 경기도청 선수들이 어떤 경기를 펼칠 지 기대를 모은다. 남자 대표팀 역시 까다로운 상대인 호주를 31일 오전 1시(한국시각 기준)에 만난다. 이번 대회 주요 경기는 JTBC Golf&Sports에서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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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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