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리그 4위 NC 다이노스가 지난해 챔피언 SSG 랜더스를 무너뜨리고 '가을 돌풍'을 일으켰다.

NC는 25일 홈구장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벌어진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3차전에서 SSG를 7-6으로 꺾었다. 

이로써 NC는 정규리그 3위 SSG를 탈락시키고 3전 전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5전 3승제로 치러진 역대 15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승을 거둔 팀은 2008년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NC가 두 번째다.

반면에 지난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통합 우승을 이뤄냈던 SSG는 올해는 3경기 내내 NC에 선취점을 내주고 끌려간 끝에 3전 전패로 허무하게 가을 야구에서 퇴장했다.

앞서 홈구장에서 열린 1, 2차전을 내리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SSG는 선취점이 중요했다. 기대한 대로 1회초 추신수와 한유섬의 안타로 2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하재훈이 내야 뜬공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만루 홈런으로도 막지 못한 NC의 연승 질주 
   
찬스를 놓친 대가는 컸다. NC는 곧바로 1회말 손아섭, 박민우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박건우가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으나, 제이슨 마틴이 우전 안타로 다시 불씨를 살린 뒤 권희동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곧이어 서호철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권희동마저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NC는 3-0으로 앞서나갔다. 

SSG도 이대로 물러서지는 않았다. NC 선발 태너 털리가 흔들리자 2회초 김성현과 오태곤의 연속 안타와 추신수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만들고 기예르모 에리디아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1점을 만회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홈런 공장장 최정이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SSG가 순식간에 5-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최정이 홍성흔(전 두산 베어스)을 넘어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43개)을 세운 홈런이 됐다.

하지만 만루 홈런으로도 포스트시즌 들어 연승 행진을 질주하는 NC의 무서운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NC는 2회말 도태훈의 몸에 맞는 공, 박민우의 볼넷으로 1사 1, 2루를 만들었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SSG는 선발 오원석을 마운드에서 끌어 내리고 경험이 많은 노경은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는 패착이 됐다.

박건우의 1타점 적시타로 노경은을 압박한 NC는 마틴이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7-5로 재역전했다.

페디 안 쓰고 3연승 거둔 NC, 돌풍은 어디까지?
   
2회까지 무려 1시간 15분이 걸리는 난타전이었다. 이후 양 팀은 불펜 총력전을 펼쳤다. NC도 3회초 태너가 선두 타자 하재훈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제구가 잡히지 않자 이재학을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재학도 몸이 덜 풀린 듯 연속 볼넷을 만루에 몰렸으나, 대타 최지훈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4회초 한유섬에게 외야 담장을 직격하는 적시타로 1점을 내주며 7-6으로 쫓겼으나, 이재학은 2.2이닝을 마운드에서 버티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곧이어 나온 김영규도 1.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SSG는 7회초 2사 1, 2루 찬스에서 대타를 냈다가 또 바꾸면서까지 동점을 노려봤으나, 강진성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NC가 1점 차를 끝까지 지켜내며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준플레이오프의 주인공은 김영규였다. 이날 경기 후 기자단 투표에서 김영규는 78표 가운데 37표를 얻으면서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NC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20승을 거둔 에이스 에릭 페디가 부상 탓에 등판하지 못하면서 선발난을 겪었다. 이 때문에 1차전 신민혁을 제외하고는 2차전 송명기, 3차전 태너가 조기 강판당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규는 3경기에 모두 등판해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0으로 눈부신 역투를 펼치며 NC의 승리를 이끌었다.

3전 전승으로 준플레이오프를 끝내면서 나흘간의 휴식을 얻고, 페디까지 아낀 NC는 오는 30일부터 정규리그 2위 kt 위즈와 5전 3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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