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글즈4>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위하여 용기를 낸 커플들의 아름다운 해피엔딩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10월 22일 방송된 MBN 연애 예능프로그램 <돌싱글즈4-미국편>에서는 현실 동거를 마친 세 커플들의 최종선택이 그려졌다.
 
커플들은 최종선택을 앞두고 각자 마지막 데이트에 나섰다. 지미와 희진은 케이블카 데이트를 즐겼다. 두 사람은 뉴욕과 밴쿠버로 떨어진 장거리 연애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향한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지미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장거리 연애가) 괜찮은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희진은 "떨어져있는 만큼 더 애틋한 게 있다. 그래서 통화하거나 그럴 때 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화답했다.
 
동거 하우스로 돌아온 두 사람은 지미의 부모님과 화기애애한 영상통화 시간을 가졌다. 희진은 통화가 끝나자 긴장이 풀린 듯 홀로 방안에 들어가더니 돌연 눈물을 쏟아냈다. 고부갈등이 첫 결혼의 주된 이혼 사유였을 만큼 고부갈등에 트라우마가 있었던 희진은 "잠깐의 대화였지만 너무 반겨주는 부모님의 모습에 눈물이 났다. 내가 사랑받고 있는 게 느껴졌다"고 고백하며 감동했다.
 
그날 밤 포차 데이트를 진행하며 중 지미는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있지만, 천천히 따라와요"라는 말과 함께 희진에게 다시 한번 굳건한 믿음을 줬다. 이어 지미는 희진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사랑해"라고 마음을 고백했고, 희진은 "당황했네"라며 쑥쓰러운 미소를 지으면서도 지미를 마주 보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롬과 베니타는 하이킹 데이트를 즐겼다. 두 사람은 다소 힘든 코스였지만 서로의 손을 꼭 붙잡은 채 정상에 올라 멋진 풍경을 보며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어느덧 마지막 밤을 맞이한 두 사람은 모닥불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베니타는 여기서 그동안 말 못한 속내를 솔직히 털어놨다. 베니타는 "돌싱글즈는 내 인생의 변수다. 내 인생에 이런 방송에 출연할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난 완전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실제로 동거를 해보면서 일상생활에서 느낀 제롬의 실제 성격에 대하여 "많이 급한 면이 있다. 운전할 때는 욱하는 성격이 나오더라"라고 조심스레 고민을 털어놨다. 알고보니 베니타의 전 남편도 욱하는 성격이 있었다며 "저한테는 굉장히 치명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베니타는 제롬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자신이 느리고 답답하게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걱정했다. 이에 제롬은 "하나씩 서로 배우면서 가면 되지"라고 담담하게 베니타를 격려했다.
 
유이하게 서로 자녀가 있는 리키와 하림 커플은 시애틀의 레스토랑에서 마지막 데이트를 진행했다. 하림은 동거를 하면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는지를 질문했다. 깔끔한 성격의 리키는 "이렇게 계속 집 상태가 지저분하면 앞으로 스트레스 받을 것 같다"고 즉답을 하면서 분위기가 약간 어색해졌다. 세 아이를 키우는 하림은 "지금부터 나한테 뭘 바라는 건 너무 힘들어"라며 난색을 표시했다.
 
하림은 "나를 피곤하게 하는 원인들이 가라앉으면 그 다음에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바랄 수 있다. 그런데 누군가 내 인생에 갑자기 나타나서 연애를 즐기려고 하는데 갑자기 이것저것 고치라고 모든 걸 지적하면 난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리를 못 하는 건 현재 나의 콤플렉스니까 말을 안 해줬으면 좋겠다.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연애하는 건데, 벌써부터 무언가를 고치라고 얘기하는 건 로맨틱하지 않고 지치게 된다"라고 호소했다.
 
리키는 "하림에 대한 마음이 진지하기에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하림은 "이미 하루하루 책임감에 짓눌린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연애를 하는 건데 데이트할 거나 단 둘이 있을 때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두 사람의 대화는 계속해서 미묘하게 평행선을 달렸다.
 
어색해진 분위기를 돌리기 위하여 리키는 하림의 손을 잡으며 "이제는 너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어, 다른 사람의 아이를 키우겠다고 생각할 만큼 널 특별하게 생각해"라고 위로했다. 하림 역시 리키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네가 원하는 게 뻔한(당연한) 건데 그 뻔한 걸 못하는 내가 짜증이 난다"며 리키와 잡고 있던 손을 슬쩍 먼저 놓고 말았다.
 
모두의 마지막 데이트가 끝난 다음 날, 드디어 최종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서로 등을 진 자세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서로를 마주보면 만남을 이어겠다는 의미로 최종커플이 성사된다.
 
제롬과 베니타가 먼저 최종선택에 나섰다. 제롬이 먼저 뒤를 돌아봤고, 베니타가 잠시 고심하다가 등을 돌려 첫 커플이 성사됐다. 비로소 긴장이 풀린 제롬은 활짝 웃으며 "우리 오늘부터 1일이야?"고 장난스레 물으며 두 팔을 치켜들고 크게 환호했다. 

베니타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결혼도 다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사람"이라고 미소를 지으며 제롬에 대한 깊어진 마음을 고백했다. 두 사람은 재혼과 2세, 입양에 관한 속깊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다는 사실을 밝히며 앞으로도 진지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남겼다.
 
지미와 희진도 서로를 돌아보며 두 번째 커플이 됐다. 결혼에 대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준 희진에게 지미는 다가가 따뜻하게 포옹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희진은 선택의 이유에 대하여 "지미 다음으로 양가 부모님을 뵙고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0%에서 60~70%까지 올라왔다"고 고백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가며 "잘해보자,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다짐했다. 후일담에서는 두 사람이 각각 양가 부모님을 번갈아 만나면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는 훈훈한 장면을 사진으로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리키와 하림의 최종선택이 공개됐다. 망설임없이 먼저 돌아선 리키에 비하여 하림은 연애와 현실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하림은 결국 리키를 향해 돌아서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를 냈다.
 
하림은 망설이지 않고 먼저 다가와준 리키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이렇게까지 적응하고 절 좋아할 수 있다면 굉장히 큰 꿈을 그릴 것 같다"고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앞으로 두 사람은 하림이 자녀들과 함께 리키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이주하여 함께하기로 약속했다고도 밝혔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활짝 미소를 지었고, 하림은 "이제부터는 재미있게 연애하면 되겠다"며 두 가족이 함께 그려나갈 새로운 행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돌싱글즈>는 한 번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사랑을 찾고 싶은 돌싱남녀들의 연애를 그리며 어느덧 네 번째 시즌까지 제작된 장수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방송가에 <나는 솔로> <환승연애> <솔로지옥> 등 수십개의 연애 예능들이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돌싱글즈>만의 차별성이라면,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모두 맛본 '어른들의 연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진정성과 공감대였다.
 
아픈 사랑의 기억은 종종 새로운 사랑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시즌4 내내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감정을 키워나가는 돌싱들의 고민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아닐까. 시리즈 최초로 해외 편으로 기획된 <돌싱글즈4>는, 전원 재미 한인들이라는 독특한 구성원들을 통하여 기존 국내 연애 예능과는 다른 환경과 정서를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색다르게 풀어냈다.
 
한국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국식의 언어와 문화,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한 한인 돌싱들만의 고충은, 타지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산전수전을 겪어야 했던 해외 교포들의 애환을 녹여내며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양육권 분쟁, 장거리 연애 등 외국이기에 더 어렵고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고민들은 돌싱들에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 왜 쉽지 않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주면서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한편으로 이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나는 솔로> 16기 돌싱특집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였다. <나솔>의 돌싱특집은 높은 화제성과는 별개로, 거의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이기적인 행보와 개인사 논란, 자극적인 편집 등으로 얼룩지며 '빌런특집', '비호감 특집'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다. 심지어 방송이 끝난 후에도 지금까지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돌싱글즈>가 비추는 카메라는 단순히 현실 커플의 성사 유무나 캐릭터들의 단점을 자극적인 흥미 위주의 부각시킨 편집보다는, 미국 출신 돌싱들만의 섬세한 심리와 문화 차이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 주목한다.
 
방송은 어렵게 방송출연을 결심한 돌싱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매순간 일상도 사랑도 각자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아왔는지를 공들여 묘사한다. 돌싱들은 각자의 감정과 과정이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커플들이 서로의 '다름'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모습들이 보다 설득력있게 묘사한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장벽과 위기들을, 사랑과 배려로 함께 극복해내려는 돌싱들의 용기에 감정을 이입하고 응원하게 된다. 방송은 연애가 주는 낭만보다는 돌싱들의 삶과 상처를 있는 그대로 공감하고 보듬으려는 따뜻한 시선이 더 돋보였다. 그것은 마치 '당신은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세상의 모든 돌싱들에게 대신 전하는 위로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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