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열린 28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부산영화제 제공
부산영화제 측은 올해 행사에 대해 "어려움 속에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으나 코로나19 이후 제대로 정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영화의 위기감이 그대로 투영됐다. 지난해 코로나19를 겪은 후 잠시 반등하는 듯하다고 다시 떨어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남동철 대행은 "상영관이 줄면서 전체 공급 좌석 수가 지난해 대비 3만 5천 석 정도 감소했다"며 "대신 좌석점유율은 74%에서 82%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좌석점유율 증가는 상영 횟수 감소에 따라 관객들이 선택할 여지가 줄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다. 관객의 참여도가 더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예년과 비슷한 상황에서 상영 편수가 감소가 좌석점유율 상승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 부산영화제 평균 관객이 20만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줄어든 편수로 인해 늘어난 좌석점유율은 그만큼 영화 보기가 어려웠음을 알려주고 있다.
실제 부산영화제에 오래 참석한 한 관객은 "표구하기가 예년보다 몇 배 힘들었다"고 말했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부산을 다시 찾은 해외 관객 역시 "대부분 작품이 다 매진이어서 영화 보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예전에는 이렇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야외상영작은 좌석이 가장 많은데도 전날부터 매진되고 반환표조차 거의 없어 다수의 관객이 관람을 포기했을 정도였다. 마지막 야외상영이었던 12일 <영웅본색>도 야외극장 좌석이 가득 찰 정도로 관객의 열정은 변함이 없었으나 부산영화제가 이를 더 넓게 받아내는 데 한계가 드러났다.
현 정부가 영화제들의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의지를 연이어 밝히면서 내년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예산이 올해보다 더 줄어들게 되면 상영작과 행사 축소가 불가피하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보다는 그림자만 잔뜩 드리워진 형태가 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외신 기자는 통역 서비스의 불편을 전하며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으나, 남동철 대행이 할 수 있는 답변은 "국고 지원이 줄지 않고 유지돼 서비스를 늘릴 수 있길 바란다"는 말뿐이었다.
비즈 미팅 기회 늘어나 작가들에게 도움
아시아컨텐츠&필름마켓은 49개국 2479명 참가 30% 커진 전시장을 메웠으나 중국 쪽의 참여가 저조했다. 대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활발하게 세일즈 활동을 벌였다. 태국, 필리핀, 유럽 부스가 북적였고,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 부스 역시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부산영상위의 한 관계자는 공동제작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면서 촬영지 선정을 위한 협의들이 활발해 지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영화제는 "결산 자료에서 원작 판권 거래 마켓인 부산스토리마켓에는 총 1,826건의 미팅이 이뤄졌다고 밝혔으나, 상담이 예전만 못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매 해 1~2편씩을 꾸준히 구매했던 한 수입사 대표는 "올해는 상담도 많지 않았고, 구매를 결정한 것도 없다"며 "영화제가 끝난 후 계속 상담을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