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는 5전3선승제의 단기전에서 2패를 먼저 당한 팀이 3연승을 거두며 시리즈에서 승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2패를 먼저 당했다는 것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상대보다 약하다는 의미이고 기세에서도 상대에게 눌렸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2023 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2패를 먼저 당했던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게 3연승을 거두며 역전우승을 거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정규리그 27승9패로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과 20승16패로 3위를 기록한 도로공사는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실제로 도로공사는 2차전까지 1-3, 0-3으로 패했지만 김천으로 자리를 옮긴 후 대반전이 일어났다. 3,4차전을 나란히 3-1로 승리하면서 분위기를 바꾼 도로공사는 흥국생명의 홈구장인 인천에서 열린 5차전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V리그 역사에서 누구도 하지 못했던 '챔프전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다.
하지만 도로공사의 '우승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시즌이 끝나고 5명의 핵심 선수가 FA자격을 얻은 도로공사는 토종에이스 박정아(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 최고령 선수 정대영(GS칼텍스 KIXX)이 나란히 팀을 떠났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비 시즌 동안 영리한 보상선수 지명과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누수를 최소화했다. 과연 통산 두 번째 챔프전 우승을 달성한 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성적과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기적의 '챔프전 리버스 스윕'으로 V2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