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데블스 플랜>의 한 장면.
넷플릭스
자고로 두뇌 서바이벌은 탈락자의 눈물을 자양분 삼아 성장해왔다. 매 게임마다 탈락자가 발생하기에, 플레이어들은 각자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내가 탈락하지 않으려면 다른 누군가 희생되어야 한다. 생존을 위해서는 다수 연합이 월등히 유리하지만, 소수 연합이라 해도 개인 능력에 따라 생존이 가능했다. 탈락자를 가리는 과정은 중요했고, 그만큼 흥미롭게 그려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데블스 플랜>의 과학 유투버 궤도가 꿈꾸는 세상은 좀 다르다. 그는 '약자들을 돕는다'는 인도주의적 기치를 내걸고 최대한 많은 플레이어들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생존이라는 절대 가치 아래 경쟁과 견제, 음모와 배신이 상수였던 기존의 두뇌 서바이벌의 취지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이것이 궤도의 '공리주의'이다.
어떻게 궤도의 공리주의, 최대한 많은 플레이어를 살리는 게임 플랜이 성립될 수 있었던 걸까. 물론 탈락하고 싶은 플레이어는 없을 테니 궤도의 주장이 힘을 얻는 건 자연스러웠으리라. 하지만 그보다 더 현실적인 이유는 게임의 승패가 아니라 피스의 보유 여부로 생존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 <데블스 플랜>에는 두뇌 서바이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데스 매치'가 없다.
공격받는 궤도의 공리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