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다음 날, 유치원 등원을 위해 기분 좋게 밖으로 나온 금쪽이는 1분 만에 돌연 귀가를 선언했다. 무슨 이유일까. 금쪽이는 "엄마, 아빠가 나만 싫어해"라며 눈물을 보였다. 역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미움으로 받아들였다. 설득 후 겨우 차에 탑승했지만, 금쪽이는 타자마자 불을 켜달라고 요구했다. 등원길 내내 불안한 기색을 보였고, 유치원에 가까워질수록 괴로움을 감추지 못했다.
"금쪽이가 아동학대를 당했을 때..."(금쪽이 엄마)
금쪽이의 알 수 없는 행동의 이유는 만 2세 때 어린이집 원장으로부터 아동 학대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판결문에는 "11회에 걸쳐 과도한 유형력을 행사하는 등의 정서적 학대가 있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당시 금쪽이 얼굴에 생긴 멍은 해당 원장이 금쪽이의 손을 잡고 때려 생긴 것이었다. 또 아무도 없는 방에 금쪽이를 두고 문을 잠가놓기도 했다.
오은영은 아동 학대에 대해 "학대받은 아동의 인격과 미래를 말살시키는 행위"라고 분개했다. 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애쓰는 선생님들의 노력까지 짓밟는 중대 범죄이다. 그동안 금쪽이는 상처받은 상황을 떠올리며 본능적으로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빌면서 애원하는 행위도 학대 사건으로 인한 행동이었다. 또, 사람들이 자신을 미워하고 괴롭힌다고 여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취침 시간, 불을 끈다는 얘기에 금쪽이는 화들짝 놀랐다. 잠들기를 거부하며 또 다시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사과하는 습관이 몸에 밴 듯했다. 긴 설득 끝에 겨우 안방에 입성했지만, 불이 꺼지자 금쪽이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잠시 후, 금쪽이는 무섭다고 호소하며 문을 열어달라고 사정했다. 그날 이후 매일 겪는 공포였으리라. 문을 조금 열자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아동 학대는 아이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미래를 말살시키는 행위입니다. (...) 금쪽이가 경험한 것은 트라우마 후유증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오은영은 금쪽이가 트라우마를 겪는 후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①어둠에 대한 공포 ②좁은 공간에 갇히는 두려움 ③가벼운 터치에도 때린 것처럼 반응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오은영은 아동 학대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거기에 매몰되어 있으면 부모로서 지도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미안함 때문에 훈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은영은 이제부터 양육 방향을 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해하되 군형 있는 발달을 위한 도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쪽 처방은 '고고고(트라우마는 회복시키고, 산만함은 낮추고, 행복은 높이고) 솔루션'이었다. 금쪽이도 힘든 상황이지만, 부모도 심적 고통을 안고 있었다. 지켜주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갖고 있었기에 치료와 회복의 과정이 필요했다.
온 가족이 상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