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오브 뉴욕스틸컷
일미디어
영화는 겁나는 건 무엇도 없다는 듯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프랭크 일당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잡아낸다. 특히 두목인 프랭크는 기존 할리우드 누아르 영화의 악당들과는 조금쯤 다른 모습으로, 제 악행을 이어간다. 피곤한 표정으로 뉴욕의 밤거리를 누비는 그는 좀처럼 보통 사람들을 건드리지 않는다.
그의 총구가 향하는 건 언제나 다른 갱단이다. 제가 없는 동안 온갖 범죄를 이어온 다른 조직 두목들을 참혹하게 살해하고는 저는 그보다는 낫다고 주장한다. 아예 대놓고 시장이 되고 싶다거나 재정이 열악한 병원을 후원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기까지 한다. 다른 갱단 사람들은 그가 반쯤 미쳐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프랭크의 조직은 갈수록 세력을 키워간다.
공포 그 자체처럼 군림하며 가문의 규율을 엄격하게 지켜가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악당들과 비열하고 치졸하면서도 사람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마틴 스콜세지의 악당들, 뜨거운 열망으로 가득해 다른 무엇도 돌볼 수 없던 브라이언 드 팔마의 악당들과 아벨 페라라의 악당은 무척이나 달라 보인다. 음울한 분위기 가운데 거의 구도자처럼 제 길을 걸어가는 프랭크의 모습은 그를 쫓는 경찰조차 아연하게 만들 뿐이다.
<킹 오브 뉴욕>이 흥미로운 건 영화 속 경찰들이 법에 따라 프랭크를 수사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프랭크의 수하들이 번번이 법망을 빠져나오는 모습에 분개한 젊은 형사 데니스와 토마스는 로이의 만류를 뿌리치고 프랭크 조직을 일망타진하겠다 결심한다. 프랭크 조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첩보를 입수한 형사들은 복면을 쓰고 마치 다른 조직원인 것처럼 그들을 급습한다. 경찰과 갱단이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이는 과정은 평범한 누아르 영화에선 만나기 어려운 충격을 던진다.
명배우들의 전성시대와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