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의 '어펜져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아시아 정상을 지켜냈다.

오상욱,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이 나선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45-33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라운드 빼고는 결승 내내 중국 압도한 한국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도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던 네 명의 '검객'에게 아시안게임은 좁은 무대였다. 한국은 8강에서 일본을 45-26, 준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을 45-4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개최국으로서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결승에 올라온 중국도 한국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앞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던 오상욱은 이날 첫 주자로 피스트에 올라 3연속 득점을 올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중국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보란 듯이 3연속 득점을 올리며 역전했고, 한국은 4-5로 밀리며 1라운드를 마쳤다. 
 
그러나 2라운드에 나선 '베테랑' 구본길이 선천펑을 상대로 거침없는 공격으로 다시 역전에 성공하며 10-8로 앞서나갔다. 

긴장이 풀린 한국은 중국을 압도했다. 3라운드에서 김준호가 5-1, 4라운드에서 구본길이 5-2로 활약하며 20-11로 격차를 벌려나갔다. 반면에 중국은 3~4라운드에 단 3점을 내는 데 그치면서 기가 꺾였다.  

한국은 6라운드에 김준호가 잠시 흔들리자 타임을 요청하며 영리하게 흐름을 끊었고, 재정비를 마친 김준호는 8라운드에 다시 나서 량젠하오를 몰아붙이며 5점을 먼저 올리고 역할을 다 했다. 

마지막 9라운드는 오상욱이 나섰다. 오상욱은 초반에 선천펑의 공격에 실점하며 다소 불안했으나, 침착하게 한국의 45점째를 올리면서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세계 최정상' 남자 사브르, 아시아가 좁다 
 
개인전에서도 오상욱과 구본길이 '집안 대결'을 벌여 금, 은메달을 나눠 가졌던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단체전 금메달까지 휩쓸면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특히 구본길은 개인 통산 6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박태환(수영), 남현희(펜싱), 서정균(승마), 양창훈(양궁), 류서연(볼링)과 더불어 역대 한국 선수 하계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만약 구본길이 다음 대회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면 단독 선두가 된다. 

또한 개인전에서 구본길의 아시안게임 4연패를 막아서며 금메달을 획득했던 오상욱은 대회 2관왕에 등극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원우영, 오은석, 구본길, 김정환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며 본격적으로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인 한국은 원우영, 오은석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과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오상욱과 김준호의 빠른 성장으로 세대교체에 성공하면서 세계 정상의 자리를 굳게 지켰고, 펜싱과 어벤져스를 합해 '어펜져스'라는 별명까지 얻으면서 완벽한 호흡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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