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와 킷치 SC의 전반적 킥오프 장면

전북 현대와 킷치 SC의 전반적 킥오프 장면 ⓒ 곽성호


쏟아지는 폭우 속 아쉬움이 가득한 승리를 기록한 전북 현대였다.
 
20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AFC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1차전 대한민국의 전북 현대와 홍콩의 킷치 SC와의 자존심 대결에서 전북이 전반 6분 터진 홍정호의 선제골과 후반 16분 터진 한교원의 역전 골에 힘입어 킷치를 2대 1로 제압하고 조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평일 수요일에 펼쳐졌던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는 폭우 속 2931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며 경기를 관람했다. 멀리 대한민국 원정을 떠나온 킷치의 팬들은 소수에 불과했으나 경기 내내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며 선수단에 힘을 실어주었으며 전북 팬들 역시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경기장을 찾아 폭우 속에서 혈투를 펼치는 선수단에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었다.
 
쏟아지는 폭우 속 아쉬웠던 전반전
 
 경기 시작 전,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잔디 점검에 나선 경기 감독관

경기 시작 전,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잔디 점검에 나선 경기 감독관 ⓒ 곽성호


경기 시작 2시간 전, 경기가 열렸던 전주 월드컵 경기장 근처에는 폭우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강원 FC와의 리그 30라운드 경기에서 전주성에 몰아친 폭우로 인한 잔디 배수 문제를 의식했던 경기 감독관은 빠르게 경기장에 투입되어 경기 지연까지 검토하며 최악의 상황까지 가는 듯했으나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급격하게 강수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며 경기는 정상 재개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강수량은 줄었으나 여전한 빗줄기를 자랑했던 전주성에서 드디어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가 펼쳐졌다. 최근 리그에서 5경기 무승을 거두며 승리가 절실했던 전북은 4-2-3-1의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정민기 골키퍼가 최후방을 책임졌고 수비에는 김진수-홍정호-구자룡-안현범이 미드필더에는 류재문-보아텡-아마노 준이 최전방에는 문선민-구스타보-한교원이 킷치의 골문을 정조준했다.
 
전북은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는 킷치를 맞아 다득점을 노리기 위해 전반전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경기 시작 후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기 시작했고 측면과 중앙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킷치 수비진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전북은 전반 5분 만에 기분 좋은 선취골을 뽑아냈다. 좌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아마노 준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이 홍정호의 머리에 정확히 배달되며 킷치의 골문을 열었다. 선취골로 분위기가 달아오른 전북은 빠르게 추가 골을 노렸으나 무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북 홍정호의 선제 골

전북 홍정호의 선제 골 ⓒ 곽성호


전반 15분 구스타보의 헤더 패스를 받은 아마노 준이 킷치 수비진에 발이 걸리며 페널티 박스 바로 바깥에서 프리킥을 얻었으나 킷치 파울로 세자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지던 전반 34분 김진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왼발 슛을 날렸으나 이 역시 세자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던 전북이었다. 계속해서 공격을 펼치며 추가 득점 기회를 엿봤으나 킷치의 끈끈한 수비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고 결국 1대 0으로 앞선 가운데 전반을 마무리했다.
 
동점 골로 위기 맞은 전북, 해결사는 '한교원'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북은 빠른 추가 득점을 위해 강한 압박을 진행했으나 전반전과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킷치의 역습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 전북은 후반 5분 킷치의 클레이톤에 위협적인 중거리 슛을 얻어맞는 모습을 연출하며 흔들렸고 결국 후반 11분 통한의 동점 골을 허용하고야 말았다.
 
전북 우측면에서 진행된 킷치의 스로인 공격에서 전북 류재문이 헤더에 실패하며 공이 뒤로 흘렀고 류재문 뒤에 있던 킷치 마이클이 각도가 없는 공간에서 오버헤드 킥을 시도했는데 놀랍게도 전북 정민기 골키퍼의 뒷공간을 넘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킷치에 일격을 허용한 전북은 재정비 후 총공세에 나섰다.
 
 킷치SC 마이클의 동점 골

킷치SC 마이클의 동점 골 ⓒ 곽성호

   
동점 허용 직후 5분 만에 전북은 승부의 균형을 다시 자신들에게 향하도록 만들었다. 주인공은 베테랑 한교원이었다. 킷치의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류재문이 아마노 준에게 패스를 넣었고 빠르게 킥을 처리했던 아마노 준의 슈팅이 킷치 수비진을 맞고 굴절됐는데 굴절된 공이 공교롭게도 한교원의 발밑에 떨어졌다. 한교원은 침착하게 킷치 골문을 노렸고 인사이드 킥으로 밀어 넣은 볼이 골망을 갈랐다.
 
 동점 골을 성공한 후 벤치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전북 한교원

동점 골을 성공한 후 벤치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전북 한교원 ⓒ 곽성호


역전에 성공한 전북은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추가 골 기회를 노렸던 전북은 후반 27분 아마노 준이 과감한 드리블을 통해 페널티 박스까지 접근했으나 아쉽게도 무위에 그쳤다. 후반 33분에는 구스타보가 킷치 수비진을 뛰어넘고 헤더 슛으로 득점을 엿봤으나 아쉽게도 킷치 세자르 골키퍼의 품에 안기며 아쉬움을 삼켰다.

추가 득점을 노렸던 전북은 후반 38분 역전 골의 주인공인 한교원과 아마노 준을 벤치로 부르고 정우재와 이수빈을 투입하며 진영의 변화를 줬으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 류재문을 부르고 맹성웅을 투입하며 안정적인 막판 운영을 했던 전북은 킷치를 상대로 2대 1 승리를 거두며 귀중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최근 리그 5경기에서 3무 2패로 리그 6위까지 추락하며 위기를 맞았던 전북은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통해 6경기 만에 귀중한 승리의 맛을 봤다. 지난 8월 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25라운드에서 2대 0 승리가 마지막 승리 기억이었던 전북 팬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환호를 내지르며 달콤한 승리의 광경을 즐겼다.
 
한편 패배를 기록하며 경기장에서 고개를 숙였던 킷치 선수단은 멀리 대한민국 전주까지 원정을 떠나온 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건넸으며 승리를 기록한 전북 선수단은 경기장 구석구석을 다니며 좋지 않은 날씨 속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을 보내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건네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경기는 결국 전북의 승리로 귀결됐다

경기는 결국 전북의 승리로 귀결됐다 ⓒ 곽성호


전북 현대와 킷치 SC는 오는 11월 29일 수요일 오후 7시 (한국시간) 홍콩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5차전을 통해 재대결을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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