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홍김동전'

KBS '홍김동전' ⓒ KBS

 
지난달 방영 1주년을 맞이한 KBS <홍김동전>은 여전히 위태롭다. 언제나 시청률은 1%대다. "보는 사람만 보는 예능"이란 독특한 위치에 놓여 있는 이 예능의 연관 검색어로는 '홍김동전 폐지'가 먼저 떠오르곤 한다. 최근 들어선 KBS 수신료 분리 납부 개정안까지 발표되면서 더욱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그만큼 이 프로그래의 입지는 불안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혈 시청자들은 언제나 목요일 밤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비록 본방사수하는 시청자 수는 적지만 OTT 시청을 통해 미약하나마 성원을 보내면서 <홍김동전>의 생존을 늘 염원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홍김동전>은 2가지 콘셉트의 방영분 제작을 병행하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늘 해왔던 것처럼 매주 다양한 소재로 멤버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진행되는 것 하나와 더불어 장기 프로젝트 제작에 돌입했다. 바로 혼성그룹 '언밸런스'를 결성하고 데뷔곡 'Never'를 정식 발표하기 위한 준비가 함께 이뤄지고 있다. 담당 PD의 전작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절 큰 사랑을 받았던 '언니쓰'의 뒤를 이어 또 한번 음악 소재 예능을 내세워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그 시절 스포츠 스타로 변신
 
 KBS '홍김동전'

KBS '홍김동전' ⓒ KBS

 
​지난 17일 방영된 <홍김동전>은 이 프로그램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동전을 던져 앞뒷면의 등장 여부에 따라 운명이 바뀌는 내용을 담았다. 각각 타이거 우즈(골프), 김병지, 서정원(축구), 슬램덩크 강백호(농구) 등 추억의 스포츠 스타로 분장한 멤버 및 초대손님 이상엽, 김진우(위너), 지효(트와이스) 중 한 명은 프락치(스파이)로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게임에 임하고 있다. 그를 찾아내는 것이 이번 회차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제작진의 의도대로 흘러갈 <홍김동전>이 아니었다. 게임 룰을 이해하지 못해 엉뚱한 행동을 한다던지 예상치 못했던 돌발 상황 등장에 적잖게 당황해야 <홍김동전> 아니겠는가? 홍진경은 시작부터 "내가 프락치야"를 외치면서 주변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는다. 최종 결과 신분을 숨긴 이날의 주인공은 주우재였다. 이에 부상으로 받은 공진단을 각 출연자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며 즐거운 기분을 만끽했지만 홍진경만 외면하면서 촬영을 마무리 짓는다.  

혼성그룹 만들기... 레이디 가가+브루노 마스의 만남?
 
 KBS '홍김동전'

KBS '홍김동전' ⓒ KBS

 
​그런가 하면 <홍김동전>은 지난 10일 방영분부터 유명 프로듀싱팀 블랙아이드필승의 일원이자 걸그룹 스테이씨의 소속사 대표인 라도의 도움을 받아 프로젝트 그룹 제작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실제 가수(2PM 장우영), 음원 경력자(조세호), 의욕만큼은 레이디 가가(홍진경) 등 다양한 인적 구성을 자랑하는 <홍김동전> 멤버들은 혼성 그룹 만들기에 최적화된 조합이기도 했다. 

​물론 온전하게 넘어갈 리 만무했다. '빌보드' 콘셉트를 주문한 제작진의 요청과 달리 대다수 멤버들의 의상, 분장은 '콘서트 7080'을 방불케 하면서 웃음을 유발시킨다. 신곡 녹음을 위한 파트 배분에서도 의욕만 넘치던 조세호, 홍진경이 간단한 오디션 후 타 멤버들에게 자신의 분량을 빼앗기자 이에 분노를 표출하면서 재미는 극대화된다.  

다음주 방송에선 인기댄스팀 라치카과 손잡고 안무 연습을 진행하고 신곡 녹음 등 언밸런스 데뷔 준비 과정이 차례로 소개된다. 그리고 뭔가 부족한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언니쓰' 원년 프로듀서 'JYP' 박진영과 걸그룹 스테이씨가 등장해 힘을 보태줄 예정이다.  

꿋꿋하게 웃음 외길만 보고 간다
 
 KBS '홍김동전'

KBS '홍김동전' ⓒ KBS

 
​<홍김동전>을 둘러싼 주위 환경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1년 사이 숱하게 방영일+시간이 변경되었고 결방까지 빈번했다. 타 방송사 예능에 비하면 풍족한 제작비가 투여되는 것도 아니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등을 활용한 바람몰이도 기대하기 어렵다. 유독 KBS는 각 예능의 독자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방식에 소극적이다보니 'KBS Entertainment' 채널 속 수많은 영상 콘텐츠 중 하나에 불과한 <홍김동전>의 인기 확산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이는 <나 혼자 산다> <놀라운 토요일> <런닝맨> 등이 독자 채널을 개설하고 이를 팬덤 결집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과는 사못 대조를 이룬다. <홍김동전> 각 멤버들의 다채로운 캐릭터쇼가 널리 퍼질 수 있는 여건 마련에 미흡하다보니 치고 나갈 상황에서 늘 발목이 잡히는 형국을 이룬다. KBS 시청료 문제로 인한 예능 제작 축소 우려 역시 <홍김동전>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주변 환경이 거센 폭풍우를 만나 흔들리고 있지만 <홍김동전>은 이에 굴하지 않고 <홍김동전>은 웃음 외길, 앞만 바라보고 나아 간다. 홍진경과 조세호가 전면에 나서는 분장쇼를 비롯해서 어설픈 몸짓의 멤버들이 펼치는 몸개그와 입담, 그리고 믿음 대신 서로에 대한 불신(?)이 형성하는 재미는 이제 이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14일 1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조세호는 "<홍길동전>에는 마지막 페이지가 있어도 우리 <홍김동전>에는 마지막 페이지가 없었으면 좋겠다"라면서 오랫동안 웃음을 선보이고 싶은 출연진으로서의 소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시청자들도 바라는 그 소원, 꼭 이뤄야 하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홍김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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