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스토퍼> 시즌 2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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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스토퍼> 속 닉은 정석적인 하이틴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럭비부 주장인 데다, 큰 키와 훤칠한 외모 탓에 여학생들의 고백은 끊이질 않는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하이틴 드라마의 남주 같지만, 그에게는 남자친구 찰리가 있다. 그렇다면 그는 게이인가? 정확히 말하면, 그는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끌림이 있는 바이(bi)다.
사랑스러운 남친을 자랑하고 싶어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는 '커밍아웃'은 여간 어렵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엄마와 달리, 친형은 '너는 바이가 아니라 게이'라며 편견을 강요하고 친한 럭비팀 친구들은 마초적이라 꺼려진다. 매일 커밍아웃을 결심하지만, 누군가 둘의 사이를 물어보면 "조회 시간에 같이 앉는 친구"라고 대답하게 되고. 답답한 닉에 찰리는 저만의 위로를 던진다.
반드시 커밍아웃할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언제든지 네가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해도 된다는 찰리의 말에 닉은 가벼워진다. <하트스토퍼> 속 주인공은 '커밍아웃'이란 무거운 주제로 고민하지만, 해결책은 간단하다. 성 정체성을 밝히는 건 오직 자신의 의사에 달려있을 뿐. 이로 인해 혼란스러운 청소년에게 '원치 않으면 세상에 너를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트스토퍼>에는 다양한 LGBT 청소년이 등장한다. 레즈비언 커플 달시와 타라, 트랜스젠더 엘 등 캐릭터마다 자신이 가진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와 부딪히며 온전한 나를 찾아간다. 동시에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LGBT'라는 정체성에 갇히지 않고 평범한 청소년이라면 겪을 법한 성장 서사로 완성된다. 심각하게 고민해도 연인의 DM 한 번에 풀리는, 철없는 '하이틴'들이다.
LGBT 하이틴물이 현실의 하이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