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추적60분> 이미지
KBS
다음은 유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지난 6월 30일을 끝으로 <시사 직격>이 폐지되었어요.
"제가 3년 9개월 전에 <시사 직격> 론칭하면서 기획-섭외-실무- 초안 짜는 일을 했어요. 사실 <시사 직격>이라는 프로그램 제목도 제가 제안했고요. 근데 <시사 직격> 1회 방송 직전에 제가 베이징 특파원으로 나가는 바람에 실제 제작에 참여하지 못 했죠. 특파원 마치고 <시사 직격> 제작팀장으로 돌아온 거죠. <시사 직격>의 시작과 끝을 봤으니까 기분이 묘하긴 합니다. "
- 마지막 회는 3년 9개월의 <시사 직격>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잖아요.
"마지막 방송 준비하는 제작팀이 그렇게 제안했고요. 우리가 던졌던 질문들과 만났던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시사 직격>이라는 이름이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좋아지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 점검해 보자는 취지였어요."
- <시사 직격> 3년 9개월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하세요?
"도전 자체가 굉장히 의미있었다고 생각해요. 시청자들의 인지도 역시 계속 회를 거듭하면서 상승한 것도 사실이고요. 사실 <시사 직격>의 초기 기획 의도는 시사와 다큐멘터리 합쳐보겠다는 거였고 제작하는 작법이나 사회적인 반향의 측면에 있어서 저희가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고 싶고요. 하지만 방송이 3년 9개월간 거듭되다 보니 <다큐인사이트>와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측면이 있었어요. <다큐인사이트>와 <시사 직격> 아이템이 겹치는 현상도 생겼고요. 예를 들면 미·중 갈등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걸 <시사 직격>에서 소화할 것인지 <다큐인사이트>에서 소화할 것인지 계속 되풀이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앞으로 <추적 60분>에서 풀어야 할 숙제겠죠. "
- <추적 60분>에서는 시사다큐 부분이 빠지나요?
"저는 시사 다큐라는 말을 어떻게 정의해야 되는지부터 다시 생각해야 할 것 같고요. 결국 <다큐인사이트>는 <다큐인사이트>의 작법과 그 스타일을 뚜렷이 내는 게 중요하고 또 <추적 60분>은 <추적 60분>의 색깔과 스타일을 뚜렷이 내는 게 해법인 것 같습니다. 각자 프로그램의 위치를 명확하게 잡고 각자에 맞는 제작 방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제가 <시사 직격> 론칭할 때 박용석 팀장과 인터뷰 했었어요. 박 팀장님이 당시 "<추적 60분>은 시대와 안 맞는 것 같다"라고 하셨었는데요.
"아마 박용석 선배가 시대와 안 맞는다고 얘기를 했던 건 <추적 60분> 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게 주로 고발 폭로와 사건 사고 등인데 그런 걸 52주 동안 쭉 방송하는게 예전같지 않았다는 걸거예요. 일단 매체 환경이 변했고요. 예전처럼 KBS, MBC만 있던 시절도 아니고 사람들이 접하는 매체도 굉장히 다변화됐고 또 매체의 영향력이라는 것도 굉장히 분산됐고요. 그렇게 시대가 변했으니, 프로그램도 뭔가 다르게 가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거기에 답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 매체가 굉장히 다변화되고 많은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가짜 뉴스도 많고요. 이런 때 일수록 현장에 가서 확인하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추적 60분>의 현장 밀착형 취재가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당시 <추적 60분>을 종료하면서 현장 등 일정 부분 포기한 게 아닌가요?
"사실 포기했다기 보다 그런 걸 유지하면서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무게감을 더하자는 거였죠.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추적 60분>으로 이름을 바꾼다는 건 <시사 직격>이 해 온 도전도 의미가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겠다는 의미에서 브랜드가치를 생각해보게 된 거고요. 저희가 브랜드 가치를 너무 가볍게 봤던 게 아닌가란 반성도 있었고요."
- 브랜드 가치를 말씀하셨는데, <시사 직격>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게 아닌가요?
"<시사 직격>이 3년 9개월 정도 했으니 시청자들한테 어느 정도 친숙해진 것도 맞고요. <시사 직격>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뭔가 더 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긴 해요. 그래서 팀 내에서 타이틀 교체 문제로 많은 논쟁이 있었어요. 올해 3월에 공영방송 50주년을 맞아서 국민이 뽑은 최고 프로그램 조사를 했는데, 시사 교양 부문에서는 1위가 <인간극장>, 2위가 1983년에 방송했던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 3위가 <추적 60분>이거든요. 3년 9개월이 지났는데 여전히 시청자들이 <추적 60분>을 기억하고 있다는 데서 모티브를 얻었어요. <시사 직격>이라는 이름도 소중하고 아쉬움이 남긴 해요. 하지만 다시 <추적 60분>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에 지금 맞는 무언가를 덧붙여서 새롭게 만들어 가보자는 거죠."
- 제작진이 바뀌지 않는 걸로 알아요.
"사실 제작진에 크게 변동은 없아요. 왜냐면 아직 인사철이 아니에요. 인사철이 되면 당연히 PD들은 들고 나죠. 그리고 일단 <시사 직격>에서 <추적 60분>으로 바뀌는 시점에 저희 팀 내부에서는 대체로 합의들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가급적이면 이동을 자제하고 힘 있게 출발해 보자는 합의들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