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반려동물 입양을 결정하는 데 얼마나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할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입양을 당일 결정한 가구가 27.1%나 된다고 한다. 충동 입양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 입양 결정까지 1주일 정도 걸렸다는 응답도 22.7%나 됐다. 충분한 생각과 가족 간의 논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3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 믹스견 또봉이(수컷, 7살)였다. 시어머니를 위해 강아지 입양을 고민 중이던 엄마 보호자는 딸기 가게를 지나가다 새끼였던 또봉이와 운명적으로 처음 만났다고 한다. 마침 시어머니가 여행을 가게 됐고, 그 기간 동안 또봉이를 맡아서 키우다가 정이 들어 지금까지 함께 살게 된 것이다. 그 세월이 무려 7년이었다.
문제는 2년 전부터 시작된 입질이다. 조금씩 장난으로 물기 시작하더니 점점 정도가 심해졌다. 시조카를 시작으로 지인의 아이, 집에 놀러온 친구까지 물었다. 아이나 여자, 약해 보이는 사람에게 유독 공격성을 보였는데, 무서워하는 기색을 보이면 쫓아가서 물어버렸다. 제작진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촬영을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피해자가 2명이나 발생하고 말았다.
분리불안도 문제였다. 엄마 보호자가 외출하자, 또봉이는 낑낑대며 집 안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갑자기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만큼 겁이 많았다. 엄마 보호자가 돌아오자 신이 나서 그 뒤만 졸졸 쫓아다녔고, 흥분 상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 결국 안아서 달래줘야 했다. 엄마 보호자는 자신이 수술을 받았을 때 친정에 맡긴 후 분리불안이 생긴 듯하다고 추측했다.
한편, 가장 큰 문제는 아빠 보호자가 자신을 또봉이의 보호자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는 대체로 또봉이에게 차갑게 대했는데, 반겨주지도 않고 밀어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빠 보호자는 아내의 결정으로 입양하게 됐다며, 자신은 또봉이를 키우는 걸 원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상황에서 또봉이가 여러 말썽을 일으키자 불만이 쌓여갔던 것이다.
개 때문에 싸우는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