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튜브 출연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캡처본
고은
최근 이 '찐따남'은 서툰 사회성, 또래 남성 무리와 연애 시장에서 소외된 현실 남성을 설명하는 단어가 됐다. '곽튜브'가 인싸들은 알리 없는 자기 경험을 풀어내 '국민 찐따남'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면서 부터다.
자신을 연애 대상으로 느끼지 않는 상대에게 '고백 공격'해 불쾌감을 안겨준 경험, 이성이 웃어주면 결혼까지 상상하는 일상 등을 유튜브 예능 <바퀴 달린 입>에서 거침없이 말했다. 검열 없는 발언으로 다른 패널들과 시청자에게 뭇매를 맞으면서도 곽튜브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남성들에게는 공감을 샀다.
사실 곽튜브의 본업은 구독자 158만을 보유한 여행 크리에이터로 현재 각종 예능에서 활약 중이다. 학교 폭력 피해를 딛고 여행 유튜버로 성공한 일화를 고백한 <유 퀴즈 온 더 블록>(tvN) 출연을 기점으로 대중들의 호감을 얻었다. 아싸가 인싸가 되는 드라마를 직접 쓰며 최근에는 찐따들의 우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메인 MC를 꿰찬 유튜브 예능 <조밥 곽선생>의 등장은 이제 그가 다른 찐따들의 연애 선생이 되어 이끌어주는 위치가 되었음을 확인시킨다.
찌질한 남성성의 등장, 어떻게 봐야할까
그가 처음 찐따남의 속마음을 양지에서 대변하자 남초(남성 이용자가 다수인)커뮤니티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왔다. 익명에 기대야만 뱉을 수 있는 낯뜨거운 발언들이 곽튜브 스피커를 거쳐 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남성 무리에서 밀려나고 여성과 편안하게 대화해 본 적 없는 남성들이 곽튜브를 통해 양지로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이를 소외된 집단이 발언권을 얻기 시작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 그들의 자기 고백 속에는 철저히 대상화되는 여성,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이 엉켜 있기 때문이다. 곽튜브가 대변하는 찐따남이 신선하지만 유해하고, <조밥 곽선생>이 웃기지만 씁쓸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우후죽순 생겨난 'OO남' 시리즈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을 외칠 것 같은 남자. 월급봉투를 겨드랑이에 끼고 통닭을 양손 가득 사 들고 와 아내와 자식들 앞에서 기를 펴는 전통적 남성성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저성장, 취업시장 악화, 젠더 갈등, 공정에 대한 높은 사회적 열망 속에서 이룰 수 없는 남성성이 되었기 때문이다. 취업마저 힘든 현실에서 연애와 결혼, 그리고 가족 부양까지 청년 남성에겐 산 넘어 산이다.
물론 힘든 현실 속에서 안 힘든 사람도 있다. 리더십, 외모, 뛰어난 재력까지 모두 갖춘 '알파남'이 바로 그 사람이다. 알파남보다 열등한 남성은 '베타남'으로 부른다. 능력은 있지만 외모가 부족해 여성들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남성을 일컫는다.
'알파남', '베타남' 등은 미국 남초 커뮤니티에서 처음 나온 이야기인데, 한국에서도 남초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알파남', 베타남'을 구분 짓는 양상이 생겨났다. 상남자와 하남자를 나눠 조롱하는 놀이문화와 연결되면서도, '베타' 아래 '감마, 오메가'의 등장은 서열 매기기가 촘촘해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여성은 철저히 소외된 '연애 고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