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들>의 관련 이미지.
TCO㈜더콘텐츠온
절대악을 잡기 위해 영혼을 파는 한 형사가 있다. 자신의 동료를 포함,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고 무참하게 그 시신을 훼손하는 연쇄살인범은 보란 듯이 그를 농락한다. 26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에 첫 공개된 영화 <악마들>은 말대로 선은 수 싸움을 벌인 형사와 범인의 대결을 그린다.
선을 넘었다는 게 다름 아닌 법과 제도, 그리고 우리 사회에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상식까지를 포괄한다. 초반부터 시체를 훼손하는 끔찍한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일종의 고어물과 액션 스릴러를 결합한 이종 복합 장르물을 표방하는 것처럼 보인다.
멀끔한 외모의 청년 진혁(장동윤)은 스너프 필름에 심취한 나머지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을 끌어모아 범죄집단을 만든 장본인이다. 경찰마저 손쉽게 따돌리는 이들은 그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걸로 설정돼 있다. 반대로 범인들을 쫓는 형사 재환(오대환)은 팀에서 베테랑이지만 자신이 아끼는 후배들을 자신의 지시 실수로 잃게 되며 분노에 빠진다.
홍보 문구로 바디체인지라는 단어가 들어가듯, 추격전을 벌이던 재환과 진혁이 어떤 계기로 몸이 뒤바뀌면서 본격적인 사건이 진행된다. 자신을 형사라고 믿기 시작한 살인범, 그리고 형사의 몸을 하고 있지만 영혼은 악마인 형사가 서로를 이용하고 옥죄어 가며 긴장감을 담보해가는 형식이다.
바디체인지 그 자체로는 신선한 설정은 아니다. 꽤 반복된 문법을 통해 관객들에게 익숙한 재미와 긴장감을 주려는 의도는 충분히 알 수 있지만, 영화 중반부부터 너무 일찍 핵심 사실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기막힌 반전은 거세한 채 이야기의 박진감과 구성력으로 승부를 보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각 사건이나 설정마다 인과관계가 다소 약한 편이다. 베테랑 형사 재환이 후배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설정 자체가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며, 다른 형사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이야기를 위해 너무 기능적으로 설정된 결과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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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구성이나 컷 전환 등 기술적인 요소는 여타 상업영화와 비교했을 때 크게 손색없어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이야기의 개연성과 캐릭터성이 흔들리는 게 아쉽다.
여러 상업, 독립영화에서 크고작은 역할로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린 오대환이 정극 연기를 한다는 점, 신예 장동윤의 첫 악역 도전이라는 점 등 특기할 만한 요소가 있는데 그 안에서 배우들은 나름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아무리 스너프 필름 모방 범죄를 소재로 했다지만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대거 나열된다는 점도 좋은 선택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크웹을 기반으로 벌어진 사이버 범죄라고 영화에서 설명은 하지만, 정작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은 인터넷 기반이 아닌 피칠갑을 한 두 사내의 육탄전이다. 그 괴리감이 어색하게 다가온다.
평점: ★★★(3/5)
한줄평: 맵고 짠 음식과 반찬의 나열, 강약조절이 아쉽다
영화 <악마들> 관련정보 |
각본 및 감독: 김재훈
출연: 장동윤, 오대환, 최귀화, 장재호, 손종학, 신승환, 윤병희
배급: TCO㈜더콘텐츠온
제공: 미시간벤처캐피탈㈜ / TCO㈜더콘텐츠온
제작: ㈜콘텐츠지
개봉: 2023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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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