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주인을 잃은 사냥개가 무엇이 되는지 아냐? 아무나 물어뜯는 들개 새끼가 되는 거야!"
갈 길을 잃고 혼란에 빠진 사냥개 같았다고 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에 대한 감상평이다. 초반의 기세는 맹렬했고, 중반까지도 캐릭터의 힘이 느껴졌다. 대립 구도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후반부에 급격하게 균형이 무너졌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불가피하게 작품을 뜯어고친 결과였다.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사냥개들>은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복서의 꿈을 키우던 건우(우도환)와 우진(이상이)은 권투 신인왕전 결승에서 맞붙는다. 치열한 대결 끝에 우승은 건우의 몫으로 돌아가고, 둘은 시합 후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회포를 푼다. 해병대라는 공통점을 가진 둘은 절친이 된다.
물론 <사냥개들>은 두 청년 복서의 평범한 성장기와는 거리가 멀다. 이제 곧 두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위기가 닥친다. 팬데믹 와중에 카페 경영난을 겪은 건우의 엄마(윤유선)는 사채를 쓰게 된다. 그런데 계약서에 숨은 독소 조항 떄문에 빚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결국 가게를 빼앗기게 된다. 모든 게 불법 대부업체인 '스마일 캐피탈' 대표 명길(박성웅)의 계획이었다.
건우는 필사적으로 싸워보지만 끝내 패배한다. 명길은 건우의 얼굴에 칼자국을 남긴다. 어려움에 처한 건우는 우진에게 도움을 청하고, 돌고 돌아 전설적 사채업자인 최 사장(허준호)을 만나게 된다. 몸이 불편한 최 사장은 자신이 손녀처럼 여기는 현주(김새론)의 안위를 걱정해 건호와 우진을 경호원으로 붙인다. 현주는 '스마일 캐피탈'의 뒤를 파헤치고 있는데, 여기에 건우와 우진도 합류하게 된다.
<사냥개들>은 '선한 사채업자'와 '악한 사채업자'의 대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이자도 받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최 사장이 전자라면, 궁지에 몰린 사람들을 악랄하고 무자비하게 약탈하는 명길은 후자이다. 과거의 악연으로 이어진 두 사람의 대립 구도가 중반까지 <사냥개들>의 긴장감을 형성한다. 허준호와 (특히) 박성웅의 연기가 엄청난 몰입도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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