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리그에서 중위권 다툼 중인 KIA 타이거즈는 선발과 불펜을 통틀어 좌완 투수들의 경쟁력이 돋보인다. 선발진에는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이 있고 불펜에는 김대유, 이준영, 김기훈, 최지민이 있다. 신구 조화까지 갖춘 좌완 투수들 덕분에 KIA는 부상 선수들의 공백에도 5할 승률 근처에서 버티고 있다. 나성범, 김도영 등이 재활을 마치고 복귀하면 순위 경쟁에서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특히 프로 2년 차 좌완 최지민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최지민은 지난해 강릉고를 졸업하고 2차 1라운드 5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지난해는 1군에 6경기에 등판해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겨울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에서 뛰며 경험을 쌓은 뒤 올해 기량이 급성장했다. 

올 시즌 최지민은 20경기에 등판해 24이닝을 소화하며 2승 무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13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474로 매우 인상적이다. 이닝당 평균 출루 허용을 나타내는 WHIP는 0.92로 1.0에 미치지 않을 만큼 '짠물'이다. 9이닝당 평균 볼넷이 2.25로 2년 차 투수답지 않게 제구도 안정적이다. 

※ KIA 최지민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최근 불안하기 짝이 없는 마무리 투수 정해영보다 오히려 최지민이 더욱 위압감이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정해영을 대신해 최지민이 마무리를 맡는 편이 팀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최지민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1.1km/h로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는 145.3km/h로 4.2km/h나 상승하며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팀 내 좌완 불펜 중 가장 빠른 공을 구사한다. 최지민이 상승세를 지속하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을 넘어 신인왕 수상에 도전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지민은 잦은 등판으로 혹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지민이 현재와 같은 등판 및 이닝 소화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시즌 종료 시점에 74경기에 등판해 88.2이닝이나 소화하게 된다. 정규 시즌 144경기의 절반이 넘는 경기에 마운드에 호출되는 것은 물론 지난해 불펜 전문 투수 최다 이닝이었던 김민수(kt)의 80.2이닝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더구나 최지민은 지난 겨울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17경기에 등판해 18.1이닝을 이미 던졌다. 2003년 9월생으로 아직 만 19세에 불과해 육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최지민이 과다한 부담을 안고 있다. 선발도 마무리도 아니기에 최지민은 체계적인 관리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KIA는 몇 년 전까지 젊은 불펜 필승조 투수들이 혹사에 시달린 끝에 소리소문없이 선수 생활을 접었던 아픈 과거를 잊어서는 곤란하다. 만일 젊은 투수들이 체계적으로 관리를 받아 롱런했다면 KIA는 기복 없이 매년 가을야구에 나서는 강팀으로 이미 자리매김했을 수도 있었다.

최지민의 꾸준한 활약 여부는 KIA의 올 시즌에만 국한되지 않고 미래까지 좌우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KIA의 '믿을맨'으로 자리매김한 최지민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과 신인왕 수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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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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