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9일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열고 정관개정을 통해 신설된 운영위원장에 조종국 전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사무국장을 선임했다. 

기존 허문영 집행위원장에 이어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선임되면서 부산영화제는 이용관 이사장을 중심으로 집행위원장-운영위원장 체제로 전환됐다.

부산영화제 측에 따르면,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초청작 선정과 영화제 행사 기획을 총괄하며 한국과 아시아의 유망한 감독과 작품을 발굴해 내고 전 세계 영화의 큰 흐름을 조망하는 데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조종국 운영위원장은 법인 운영 및 일반 사무, 행정, 예산을 총괄하며 조직 운영에 내실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진위 사무국장 역임
 조종국 부산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조종국 부산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 부산영화제 제공

 
조종국 집행위원장은 <영화저널>, <스크린> 편집장, <씨네21> 등 영화전문지 기자, 영화제작사 대표, 부산국제영화제 기획실장, 부산영상위원회 사무처장, 영진위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는 등 영화분야 언론과 영화제작, 영화전문 행정기관에서 두루 경력을 쌓았다.

<씨네21> 시절 지사적 면모가 강한 기자로 평가받았을 만큼 논란이 있는 사안도 적극 취재해 보도했다. 조우필름 대표로 <손님은 왕이다>를 제작하기도 했다. 

2009년 부산영화제 기획실장을 맡았을 당시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영화인 시국선언에 참여해 부산시로부터 압박을 받기도 했다. 시국선언 참여자를 "내부의 적"이라고 말한 당시 김동호 집행위원장에 반발해 항의성 사표를 제출하고 부산영화제를 떠났던 그가 14년 만에 다시 부산영화제로 돌아온 셈이다. 

<씨네21> 편집위원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2014년 부산영화제 사태 당시 서병수 시장이 부산영화제를 앞두고 <다이빙벨> 상영 중단을 압박한 사실을 처음 보도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7년 6월 부산국제영화제 사태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부산영화제 태도를 비판한 당시 조종국 <씨네21> 편집위원

2017년 6월 부산국제영화제 사태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부산영화제 태도를 비판한 당시 조종국 <씨네21> 편집위원 ⓒ 성하훈

 
우려의 시각도

다만 운영위원장 선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진위 사무국장 시절 직원들과의 소통 부족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당시 영진위 노조관계자들은 "직원들과 겉돌고 사무국장으로서 직원들 아우르지 않고 혼밥만 좋아한다"거나 "비판적 의견이 나오면 듣기 싫어하고, 대면 보고보다는 문자나 카톡 등으로 지시하는 걸 선호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부산영상위의 한 관계자는 "호불호가 명확하다 보니 영화계의 평가도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조종국 위원장은 부산영화제 부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된 인사들 면면에 대해 '부산영화제가 사조직화 돼 안 좋은 쪽으로 간다'는 식으로 비판한 적이 있는 만큼 이들과의 조화도 관건이다.

이와 관련, 영화계 일부에서는 다소 뜬금없는 운영위원장 선임이라는 반응과 함께 부산영화제 측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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