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채널A

지난 5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엄마'보다 'Apple'을 먼저 말했을 정도로 영어 신동인 6세 금쪽이의 사연이 공개됐다. 금쪽이는 두 돌 만에 알파벳을 모두 익히고, 현재는 영어로 스피킹을 할 정도로 영어에 빠져 있었다. 장영란과 홍현희는 엄마 입장에서 부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금쪽이의 갑작스러운 돌변에 스튜디오는 충격에 빠졌다. 

영상 속의 금쪽이는 식사는 물론 배변까지 참으며 영어 공부에 물두해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였다. 또,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문제 발생의 원인은 모두 '영어'였다. 금쪽이는 왜 영어에 집착하게 된 걸까. 그러면 금쪽이의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엄마는 금쪽이를 데리고 영어 학원을 방문해 레벨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금쪽이는 스피킹도 무난히 소화하는 듯했는데, 갑자기 동문서답을 하기 시작했다. 테스트 결과, 금쪽이의 영어 실력은 딱 6세 수준이었다. 반면, 국어 실력은 4세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엄마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실제로 금쪽이가 좋아하는 건 '영어'가 아니라 '알파벳'이었다. 두 돌 만에 알파벳을 습득했지만, 지금도 그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엄마는 금쪽이가 6개월 때 영어 동요 영상에 반응을 보여 교육이라 생각하고 하루 종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할머니와 영어 영상을 시청하던 금쪽이는 알파벳이라는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은 듯했다. 그런데 할머니가 실수로 같은 알파벳을 두 번 쓰자 마음에 들지 않는지 생떼를 부리기 시작했다. 할머니 때문에 다 망쳤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서러운지 눈물마저 흘렸다. 

금쪽이는 유치원에서도 알파벳에 집착을 보였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 때문에 유치원도 쉬고 있는 상황이었다. 영어가 본질이 아니라는 걸 알아챈 오은영은 엄마에게 가장 걱정되는 게 무엇인지 물었다. "금쪽이의 마음"이라고 대답한 엄마는 "왜 저기(알파벳)에 갇혀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눈물을 흘렸다. 자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다음 날, 금쪽이는 여전히 알파벳 삼매경이었다. 그런데 엄마가 A를 빨간색으로 색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갑자기 짜증을 부렸다. 색 배열에 강박을 갖고 있었다. 금쪽이는 소리를 지르며 울분을 폭발시켰다. 급기야 엄마를 때리기까지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 진정된 듯한 금쪽이는 무지개 색연필을 찾았다. 집착이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오은영의 표정은 심각해졌다.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자폐적 임상 양상이 있어 보여요."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가 순서와 배열에 집착을 보인다며, 이를 '변화에 대한 저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폐적 임상 양상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자폐 스펙트럼이란 ①의미 있는 의사 소통의 어려움 ②감정적 소통의 어려움 ③사회적 상호 작용의 어려움을 의미한다. 이는 발달의 문제라서 언어적 의사소통 기능이 당연히 미숙한 2세 미만에는 구별이 어렵다. 

그렇다면 자폐 스펙트럼의 핵심 양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①반복적인 행동 ②의식 절차 ③집착이다. 금쪽이의 경우에는 (알파벳과 관련해서) 의미 없는 행동과 말을 반복했고, 순서와 의식대로 진행되어야 만족감을 보였으며, 알파벳과 순서에 집착했다. 오은영은 확정적으로 자폐라고 진단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자폐적 임상 양상이 있어 보인다며 우려했다. 

한편, 집에서 자장면을 시켜먹던 엄마와 금쪽이의 모습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엄마는 자장면을 비벼 먹는 법을 휴대전화로 검색해서 영상으로 보여줬다. 금쪽이가 글로 된 건 없냐고 묻자, 엄마는 귀찮다며 다시 영상을 보여줬다. 왜 그랬을까. 엄마는 출산 후 우울감이 었었던 터라 손쉬운 영상으로 육아를 시작했던 게 지금에 이르렀다고 해명했다. 영상 교육과 자폐적 임상 양상은 관계가 있을까. 

오은영은 선천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금쪽이에게 외부 발달 자극이 없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엄마는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폐쇄적으로 지냈던 것 같다고 대답했지만, 오은영은 "코로나19로 모두 발달 문제를 겪지 않는다"며 단박에 반박했다. 아동의 발달에 있어 결정적 시기(만3~5세)에 필요한 자극을 받지 못한 이유를 거기에서 찾아서는 곤란했다.

"정신 차리셔야 돼요. 발달 자극을 적절하게 잘 줬더라면 안 그랬을 수도 있다고 보는 거예요. 그건 너무 가슴 아픈 일이잖아요." (오은영)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채널A

그렇다면 원인은 무엇일까. 오은영은 '두루뭉술 퉁치는 부모'의 문제를 지적했다. 자폐적 임상 양상이 발달 자극의 부족 때문이라면 애정을 담아 더 필요한 자극을 줘야 하는데, 아빠는 바쁘다는 핑계로, 엄마는 코로나19 탓을 하고 있었다. 가장 큰 피해자는 금쪽이였다. 선천적 문제가 없음에도 악순환이 이어졌다. "정신 차리셔야 돼요." 오은영의 목소리가 한층 더 단호해졌다. 
 
오은영은 24개월 미만의 아이가 동영상에 많이 노출되면 ADHD 발병률이 높아지고, 자폐적 임상 양상을 많이 보인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금쪽이의 자폐적 임상 양상은 아이에게 다양한 발달 자극을 주기보다 영상을 통해 쉽게 양육을 하려 했던 안일함이 빚어낸 결과였다. 물론 독박 육아의 어려움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양육자의 태도가 바뀌어야 해결 가능한 문제였다.

그런가 하면 친구가 없는 금쪽이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놀이터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형들을 만났지만 좀처럼 어울리지 못했다. 게다가 형들을 때리며 놀이를 방해했다. 이에 형들이 달려와 엄마에게 금쪽이의 행동에 대해 알렸는데, 엄마는 그런 상황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후 곧바로 휴대전화를 만졌다. 오은영은 애정이 결여된 양육 방식을 지적했다. 

금쪽이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고 친하게 지내고 싶어 보였지만, 상호 작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관계를 어떻게 시작하고 유지하는지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앞선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오은영은 엄마가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 즉 타인과의 상호 작용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금쪽이에게는 애정을 담아 구체적으로 알려주며 정서적 소통을 나눠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알려주지 않으면서 잘해보라는 말만 해서는 금쪽이가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오은영은 상호 작용은 부모가 애정을 담아 꾸준히 알려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치원에서 퇴소 당한 후 집에 머물러야 했던 금쪽이는 아침마다 창밖을 내다보며 유치원 버스가 오기만 기다렸다. "버스야, 기다려!"라고 애타게 부르는 금쪽이가 안쓰럽기만 했다. 

엄마는 그런 금쪽이의 마음을 달래거나 정서적 상호 작용을 하기보다 "왜 유치원에 못 가는지 생각해 봤어?"라는 질문을 던져 상황을 악화시켰다. 속상한 금쪽이는 또다시 감정을 폭발시켰다. 오은영은 대책 없이 유치원에 가면 부정적 경험만 반복할 테니 집에 있어야 하는 건 맞지만, 유치원에 가지 않는 동안 발달 자극 없이 데리고만 있으면 아무 소용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할머니는 금쪽이가 밥을 먹지 않고 무지개색에 집착하자 색연필을 뺏으려 했고, 금쪽이는 강하게 반발했다. 폭력적으로 변해 할머니를 때리고 깨물더니 물건을 집어 던지기까지 했다. 그밖에도 할머니와 엄마의 육아 문제로 인한 갈등도 심각했다. 바쁜 아빠 때문에 독박 육아 중인 엄마도 스트레스가 높아져 있었다. 언성이 높아지자 금쪽이는 주눅이 들어 말이 없어졌다. 

"나도 그냥 답답해. 그래도 나는 펜이 있어. 알파벳 쓰려고. 우리 엄마는 맨날 돈 벌어. 내 말 안 들어줘." (금쪽이) 

오은영은 모녀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장 큰 문제는 금쪽이 앞에서 표출된다는 것이다. 금쪽이는 할머니와 엄마의 갈등을 보며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 자신 때문에 할머니와 엄마가 다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금쪽이의 속마음은 어떨까. 친구들과 놀고 싶어도 방법을 몰랐던 금쪽이는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엄마에 대한 서운함도 꺼냈다. 그 외로움이 얼마나 컸을까. 

금쪽이의 진심을 들은 엄마와 아빠는 미안함에 고개를 숙였다. 뒤늦은 후회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들의 사랑이 부족했다기보다 방법을 몰랐던 것이기에 '금쪽 처방'을 잘 수행하면 달라질 여지가 많았다. 오은영은 '건강한 집중 생활'을 제시했다. 우선, 알파벳, 무지개, 색연필, 사인펜을 퇴출해야 했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발광'이 예상되지만 끝까지 버티라고 조언했다.
 
솔루션 1일 차, 엄마는 금쪽이와 함께 극복할 대상을 하나하나 송판에 적은 후 격파하는 시간을 가졌다. 금쪽이는 호기롭게 알파벳이 쓰인 송판을 격파했지만, 금세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과연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다음 날, 엄마와 금쪽이는 돋보기를 들고 야외로 나갔다. 햇볕을 모아 종이를 태우며 집중했다. 다양한 놀이를 통해 많은 자극을 경험하게 했다. 

어린 새싹을 키우며 책임감과 집중력을 키우는 시간도 가졌다. 매일 관찰 일기도 작성했다. 금쪽이는 이제 알파벳 외에도 다양한 것들에 관심을 기울였다. 3일 차에는 아빠와 함께 몸으로 직접 한글 자음을 만들면서 생각하는 힘과 표현하는 힘을 길렀다. 이제 드디어 알파벳과 이별해야 할 시간이 됐다. 금쪽이는 미련 없이 알파벳과 관련된 물건들을 박스에 넣고 봉인했다. 

이전과 달라진 금쪽이의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한 엄마는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굳은 결심을 했다. 이제 알파벳이라는 좁은 세상에서 벗어난 금쪽이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길 응원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금쪽같은 내새끼 오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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