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서진 PD
이영광
- 지난 18일 방송된 MBC < PD수첩 > 'JMS, 교주와 공범자들' 편 연출하셨잖아요. 방송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저희는 반응을 시청률로 가늠하는데 기대 이상으로 높게 나왔어요. 그만큼 많은 분이 관심 갖고 봐주셨다는 뜻이라 감사했어요. 또 댓글 등을 통해서 시청자분들도 JMS에 대해 함께 분노를 표현하고 비판해 주셔서 보람을 느꼈어요."
- JMS 문제는 어떻게 취재하게 되었나요?
"저도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감명 깊게 봤어요. 그런데 마침 4월에 메이플 씨가 정명석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하러 온다는 얘기를 듣고 취재 시작한 거죠. <나는 신이다>의 조성현 PD님이 섭외를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주셨어요. <나는 신이다>가 변화의 큰 스타트를 끊었잖아요. 그 변화가 동력을 잃지 않고 피해자들이 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탤 내용들로 채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이게 잘못하면 선정적으로 보일 수 있어서 이에 대한 고민도 하셨을 것 같아요.
"굉장히 고민이 많았어요. 사실 저희가 취재한 내용은 방송에 나간 것보다 더 심각한 것들도 많았어요. 나름의 기준을 세운 건,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흥밋거리로만 소비하는 건 지양하자는 거였어요. JMS의 행태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 위주로 편집하려고 노력했어요.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선에서 대체 가능한 자료화면 위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제작했어요."
- PD님은 JMS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었어요?
"저는 JMS에 대해 몇 년 전부터 뉴스를 통해 상황 듣는 정도였고요. <나는 신이다> 통해서 실상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어요. 또 그 전부터 제가 사이비 종교에 원래 관심은 많았어요. 저는 '믿음'이라는 게 정말 좋은 감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 감정을 이용해서 누군가를 착취하고 학대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거잖아요. 누군가의 순수한 마음을 악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많거든요."
- 그럼, 취재하면서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나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있나요?
"저도 어떻게 보면 그 종교와 관련해 제3자의 입장이잖아요. 사이비 종교는 무조건 악하기 때문에 신도들에게 빨리 진실을 알려서 탈퇴까지 이끄는 방송 만드는 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 왔어요. 그런데 취재를 통해 만난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JMS 신도였을 때가 더 행복했다는 거예요. 비록 그 안에서는 모든 게 거짓이었지만 천국 같았고. 오히려 탈퇴한 지금의 현실이 더 지옥 같다는 거예요. 탈퇴 후 우울증을 겪는 분들도 많고요."
- 왜요?
"진실은 너무 고통스럽거든요. 그분들은 거기서 몇십 년씩 지내면서 그 안에서 모든 인간관계를 쌓고 삶을 다 바쳤어요. 그렇게 내 모든 걸 바친 곳이 사회에서 잘못된 곳이었단 걸 직시하는 게 큰 고통이에요. 그리고 그 안에 있을 때는 스타도 하고 지역장도 맡고 한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살았는데, 탈퇴 후 스스로를 돌아보니 아무 경력도 못 쌓았고 사이비 탈퇴자라는 낙인만 찍힌 거예요. 모든 인간관계는 당연히 끊겨서 홀로 남겨졌고요. 이런 현실을 마주해야 하니까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 JMS 피해자인 메이플씨 인터뷰로 시작하셨던데 왜 이렇게 하셨어요?
"저희 제작진은 하나의 의문으로 시작했어요. '이미 정명석이 2009년에 성범죄로 10년형을 받고 감옥에 다녀왔는데 또 피해자가 생기다니,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예요. 메이플씨가 이번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상황이 이 질문을 가장 잘 보여줄 거로 생각했어요. JMS의 성범죄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메이플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이 생생하게 겪고 있는 고통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 메이플씨는 정명석이 감옥살이할 때 JMS 신도가 된 거잖아요.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요?
"그게 공범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교주가 성범죄로 감옥에 갔으면 당연히 교세가 약해져야 하거든요. 그런데 10년 동안 오히려 교세가 훨씬 성장했어요. 그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가 봤더니, 교주의 자리를 대신하는 2인자 정조은이 있었던 거죠. 정조은을 비롯한 교단 수뇌부들이 정명석의 범죄 행각을 미화하며 신성시하고 신도들의 눈과 귀를 막은 거예요."
"정상적인 교회인 것처럼 조금씩 물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