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진행된 JTBC <듣고, 보니, 그럴싸> 제작발표회에서 문상훈, 이은지, 김보민, 박하선, 장항준 감독, 서현철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5일 진행된 JTBC <듣고, 보니, 그럴싸> 제작발표회에서 문상훈, 이은지, 김보민, 박하선, 장항준 감독, 서현철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JTBC

 
라디오 대신에 텔레비전, 텔레비전 대신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우리 일상에 자리 잡은 지도 이미 오래다. 그런데 소리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시 얻어보겠다는 프로그램이 출사표를 던졌다. 

15일 오후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듣고, 보니, 그럴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비대면으로 펼쳐진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김규형 PD와 장항준 감독, 배우 서현철, 박하선, 코미디언 이은지, 문상훈, 성우 김보민(쓰복만)이 참석했다. 

오늘(15일) 오후 8시 50분 첫 방송되는 <듣고, 보니, 그럴싸>(아래 <그럴싸>)는 라디오 드라마와 예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으로, 사실과 취재에 기반해 쓰인 드라마 대본을 생생하게 소리로 재현해 시청자들의 귀와 눈을 사로잡을 새로운 형식의 방송이다. 첫 방송에서는 2014년 발생한 사건 '65억 금괴 도난사건'을 라디오 드라마로 재구성, 탐욕과 배신 그리고 반전까지 있는 한 편의 장르물이 탄생할 예정이다.
 
 15일 진행된 JTBC <듣고, 보니, 그럴싸> 제작발표회에서 장항준 감독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5일 진행된 JTBC <듣고, 보니, 그럴싸> 제작발표회에서 장항준 감독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JTBC

 
SBS에서 JTBC 자회사 스토리웹으로 자리를 옮긴 뒤 첫 번째 작품을 선보이게 된 김규형 PD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할 당시 취재하던 도중 취재원의 강아지를 익숙하게 안아주는 장면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십여 년간 방송 생활을 했는데 히트작이 개 안고 있는 장면 밖에 없다"는 너스레로 입을 연 김 PD는 "출연자들의 재능과 노력 덕분에 즐겁게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드라마와 예능의 결합, 교양과 예능의 결합처럼 장르 간 결합을 많이 생각한다. 스토리텔링형 프로그램을 생각하다가 최근 젊은 층에게 각광받는 '오디오 무비'가 옛날 버전이라면 라디오 극장이 될 텐데, 이걸 차용하면 신선하지 않을까 싶었다. 출연자분들의 재능이 (방송에) 잘 버무려져서 드라마 장르의 몰입감과 예능의 즐거움, 논픽션이 갖고 있는 메시지 등을 잘 섞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김규형 PD)

장항준 감독은 프로그램 내 라디오 극장의 연출을 맡는다. 장 감독은 "영화, 드라마 등 최근의 연출 경향은 극사실주의다. 발성이나 연기도 옛날 연극처럼 하지 않는 걸 지향한다. 그러나 라디오는 순수하게 오디오만 존재하기 때문에 매체연기보다 조금 더 과장되어야 하더라.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게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하는 게 달랐다. 소리를 생각하고 배경음악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연출해야하는 부분이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책임지는 연출작은 아니니까 편하게 임하고 있다"고 농담을 건넨 그는 "저와 함께 하기 위해 오신 연기자분들이 '이거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게끔 프로그램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5일 진행된 JTBC <듣고, 보니, 그럴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박하선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5일 진행된 JTBC <듣고, 보니, 그럴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박하선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JTBC

 
<그럴싸>에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라디오 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 및 각색하고, 그 대본을 배우들이 직접 실감 나는 소리로 표현한다. 대본을 생생하게 연기할 멤버들은 배우 서현철, 박하선, 코미디언 이은지, 유튜버 문상훈, 성우 김보민까지 총 5명이다. 라디오 극장이라는 콘셉트에 끌렸다는 서현철은 "가상의 공간 안에서 보여주는 건 상상력의 폭이 한정적이지 않나. 그러나 귀로만 듣는 건 상상력이 더해져서 오히려 몰입도가 있고 집중할 수 있더라. 대본 속 이야기도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나 자신을 한 번쯤 되돌아볼 수 있는 내용이다"라고 귀띔했다. 

이은지는 코미디언이지만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도 다양한 연기를 소화하고 있어, 연기가 낯설지는 않단다. 그는 "주로 20대 여성을 연기하는 <코빅>에서와 달리 이번엔 정말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의 역할이 주어지더라. 저는 한 작품당 5개씩 역할을 소화하기도 한다. 아줌마나 아저씨의 생활밀착형 연기를 하기도 해서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은 대본을 미리 받을 수도 없다고. 장항준 감독은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배우들이 미리 대본을 보고 맞춰보지 않고 바로 촬영에 들어간다. 상대방이 어떻게 연기할지 모르는 점 때문에 배우들이 긴장하더라. 날것의 극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박하선은 "대본 리딩을 하는 느낌이더라. 리딩 때도 제작진 분들께 보여드려야 하니까 조금 과장해서 연기할 때가 있다. 아직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얘기를 배우들끼리 하고 있다. 일본, 대만 등 해외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봤는데 아예 없었다. 그만큼 완전히 새로운 포맷이다.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그럴싸>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바로 '폴리 아티스트'의 존재다. 여러 장치를 활용하여 효과음을 만들어내는 '폴리 아티스트' 이충규 감독이 멤버로 합류해 생생한 소리로 몰입감을 더한다. 김규형 PD는 "라디오 극장에 효과음이 중요하지 않나. 이렇게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서 (멤버로) 넣어보았다. 스튜디오 안에서 출연자 분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굉장히 유쾌하고 색다르더라. 기대 이상이다. 듣는 분들이 공간과 배경을 상상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소리를 넣어주신다. 그런 지점들을 눈여겨 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은 메시지다. 교양적인 스피릿(정신)을 챙기면서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듣고보니그럴싸 장항준 박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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