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8곡 전곡 음반을 내놓았다. 전국 7개 도시를 순회하며 음반 발매를 기념한 리사이틀 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손열음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및 리사이틀 전국 투어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손열음은 오는 5월 2~7일 서울·원주·통영에서, 6월 21~25일에는 광주·대구·고양·김해에서, 두 차례에 걸쳐 전곡을 연주하는 리사이틀 투어를 진행한다.

가장 좋아하는 모차르트로 돌아오다
 
 손열음 모차르트 음반 발매 기자간담회

손열음 모차르트 음반 발매 기자간담회 ⓒ 파이플랜즈


"모차르트는 저에게 집 같고, 모국어 같은 것이다. 저의 손과 마음의 중심에 있고, 제가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 모차르트로 돌아오니까 집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

모차르트를 연주하면서 자유로운 느낌이 너무 좋았다고 밝힌 손열음은 "사실 처음엔 모차르트 한두 곡을 녹음할까 해서 시작했는데 이번 기회에 모차르트 소나타를 다 녹음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우발적으로, 지금 이걸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무모하게 도전했다"라고 음반 녹음 배경을 설명했다. 
  
손열음은 "제가 어렸을 때 생각하던 모차르트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라며 "한 곡을 표현할 때와 전곡을 하는 건 다르더라. (모차르트 음악이) 만화경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이번 음반을 만들면서 좀 더 즉흥음악처럼 들리게끔 연주하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손열음은 "모차르트는 정해진 플롯에 따라 나오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구간도 많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음악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내 연주지만 나까지 놀래킬 수 있는 새로운, 서프라이즈를 계속 발견할 수 있는 연주를 하고 싶다. 그래서 해석을 정해놓지 않고 무대를 하는 편이다. 모차르트 음악 자체가 나를 놀라게 하는,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를 주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휙휙 바뀌는 모차르트 음악, 매력적"
 
 손열음 모차르트 음반 발매 기자간담회

손열음 모차르트 음반 발매 기자간담회 ⓒ 파이플랜즈


그는 이전 인터뷰들에서 종종 "다른 것은 바라는 것이 없고 단지 피아노를 더 잘치고 싶을 뿐"이라고 종종 이야기한 바 있다. 이렇게 말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손열음은 "별다른 이유는 없고, 지금 제가 별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항상 아쉽고, 항상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공연과 음반을 워낙 많이 들었고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이런 소리를 낼 수 있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까 제 연주를 들었을 땐 그냥 그렇다란 생각이 들 때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이 직업이, 제가 살아있을 때 인정받는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것(인정, 명성)에 관심이 없다. 제가 레코딩광이어서 그런 듯하다. 연주자들이 죽으면서 남긴 것들이 제게 강렬했다. 말이 아닌 레코드로 남긴 것에 대해 숭고한 생각이 있고, 연주자는 죽어서 평가받는 게 맞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손열음은 어렸을 때는 음반 녹음이 너무 부담스럽기도 하고,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하는 살아 있는 음악에 비해 레코딩은 죽은 음악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내가 죽어서도 남는 건 음반이기 때문에" 지금은 음반녹음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저는 항상 '살아남는 음악'에 대한 관심이 크다. 2~3백년 후에도 사람들이 듣고 기억하는 음악에 관한 관심이 커서, 앞으로 좀 더 그런 음악(레코딩)을 할 것 같다."

그에게 모차르트의 매력에 관해서도 물었다. 이 질문에 손열음은 "모차르트 음악은 휙휙 바뀐다. '어떻게 이렇게 금방금방 바뀌지?' 하는 생각이 매번 든다. 슬픈 것 같다가 갑자기 기쁘고, 경쾌한 듯하면서 갑자기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단면적인 음악이 아니라 프리즘 같은 음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뀐다기보다는 모든 것을 내재하고 있는 상태여서 손바닥 뒤집듯 그렇게 되는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연주하는 사람 입장에서 순간순간 바뀌는 게 저에게는 잘 맞고 편하다.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음악보다 재밌고 흥미롭다. 이런 지점에서 모차르트 음악은 나를 놀래키는 음악이고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를 주는 음악인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소나타 외에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도 도전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손열음은 "사실 제 꿈이다"라며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으며 "소나타가 모차르트의 일기장 같고, 실험판 같은 거라면 모차르트 협주곡은 소나타와 많이 다른 것 같다. 협주곡은 제가 좋아하는 미사곡 같은 것들이 녹아있는 거라 너무 좋아한다. 하지만 한 번에 할 만한 작업은 아니고 오랜 세월에 걸쳐 해야 할 것 같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집도 꼭 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손열음 모차르트 음반 발매 기자간담회

손열음 모차르트 음반 발매 기자간담회 ⓒ 파이플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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