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 포스터
넷플릭스
초반엔 이 무슨 '신박'한 스토리인가 했다. 결론은 실망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 이야기다.
<연애대전>은 극단적인 남성 혐오자와 극단적인 여성 혐오자라는 두 인물을 대립시켜 로맨스를 엮어낸다. 여성을 혐오하는 남자는 새로울 게 없지만, 남자를 혐오하면서 '원나잇'을 즐기는 여성 캐릭터는 드라마에서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다. 이런 면에서 드라마는 초반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상당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시동을 걸었다.
바람둥이로 통하는 주인공 여미란(김옥빈 분)은 변호사다. 유능하지만 "생리 휴가, 출산 휴가" 요구하는 "골치 아픈" 존재들로 여겨지는 여자 변호사는 극 중에서 로펌의 환영을 받지 못한다. 생존을 위해 급 취업을 하여 인기 최고의 배우 남강호(유태오 분)를 만나게 되면서 이들의 괴상한 로맨스가 시작된다.
여미란은 태권도, 쿵후, 복싱, 킥복싱 등 잡다한 무술을 두루 섭렵하며 갈고닦은 무술 고단자다. 게다가 이를 교묘히 뒤섞은 하이브리드 싸움 기술로 길거리 파이팅에 백전백승하는 야전 고수다. 다른 건 몰라도 그가 벌이는 무술은, 특히 악당을 한 주먹으로 퇴치할 때는 엄지 척을 연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바로 이 무술 매력이 시청자인 나를 홀린 것처럼, 여성 혐오자인 남자 주인공 남강호도 매료시켜 버렸다.
이럴 수는 있다. 본래 끌린다는 것은 나와 다른 어떤 면이 격한 매력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니까. 이렇게 강렬한 다름은(동질감도 마찬가지다) 종종 개인의 성향과 취향 등이 반영된 개인적인 호불호라 착각할 수 있지만, 이 또한 대부분 사회가 주조한 성별 고정 관념의 결과이기 쉽다. 그저 약하고 보호해 줘야 된다고 여겨지는 여자라는 이미지가 남자들을 안심시키기 때문에 선호될 뿐이다. 강호는 미란의 남다름 즉 보호가 필요 없는 강인한 여자라는 면에 강력히 어필된 셈인데, 왜일까?
엄마와 전 애인, 두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