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 SM엔터테인먼트

 

최근 연예계 최대 화두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다.

최근 3주 사이에 벌어진 상황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이러하다. 지난 7일 카카오가 제3자 유상증자 형태로 SM 지분 9.05%를 확보하면서 단숨에 2대 주주로 떠올랐다. 이에 창업자 이수만은 9일 이와 관련한 SM의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다음날 하이브는 이수만 보유 지분 중 80% (SM 총 지분 중 14.8%)를 4228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2일 대금을 납부하고 주식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하이브는 SM 1대 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SM 경영권 분쟁 사태는 카카오와 손 잡은 현 SM 경영진 대 하이브의 대결 구도 속에서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SM 경영진은 이수만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폭로하면서 여론전을 펼쳤고, 하이브 역시 즉각 반박 자료 등을 내놓으면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절대적 1인자 체제의 흔들림​
 
 이수만 SM 엔터테인만트 창업자

이수만 SM 엔터테인만트 창업자 ⓒ SM엔터테인먼트

 
각종 위기에도 절대적이었던 1인자 이수만의 위상이 흔들리게 된 건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SM은 분명 한류 기반 엔터테이먼트 업체로 사세를 키우면서 케이팝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기업이었다. 문제는 오랜 기간 라이크기획이라는 이수만 개인 회사가 매년 SM 매출의 6%를 프로듀싱 명목의 수수료로 챙겨왔다는 점이다. 

​KB자산운용은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고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지만 경영진은 거부했다. 이 파문은 찻잔 속 일렁임에 그치는 듯 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요구가 지난해 2월 얼라인파트너스(얼라인)에 의해 더욱 강하게 제기됐다. 불과 1% 남짓한 지분으로 이들은 같은해 3월 열린 이사회의 표대결에서 승리, 자신들이 추천한 감사인을 선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른바 '개미'로 표현되는 소액주주들이 얼라인을 지원해준 결과였다.

그뒤 SM을 둘러싼 얼라인의 움직임은 더욱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졌다.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개선 촉구, 회계장부 열람 청구 요청 등으로 이어진 결과 SM과 라이크기획의 계약을 종료하는 소기의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뒤이어 지난해 12월 비공개 주주 서한을 SM 측에 발송하게 되는데 여기엔 이사회 구조 개선 등 더욱 구체적인 요구 사항이 담겨 있었다. 그후 올해 들어선 카카오, 하이브 등 초대형 기업들이 SM 지분 확보에 뛰어들면서 주식 매입을 통한 지분 싸움이 가속화되었다.  

결국은 '쩐의 전쟁'...기존 SM의 색깔 유지될 수 있을까?
 
 하이브 사옥

하이브 사옥 ⓒ 하이브

 
하이브가 SM 소속 아티스트들 뿐만 아니라 SM이 그동안 쌓아둔 노하우를 확보하게 된다면 명실상부한 '케이팝 제국'의 구축이 가능해진다. 하이브와 SM의 결합으로 음반 및 음원, 공연, 기타 MD 판매 및 부가 사업을 포함해 국내 음악 산업계의 70% 이상을 단일 기업 지배 하에 두게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만큼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저마다 "케이팝의 글로벌화"(하이브), "케이팝 1위 기업 위상 달성"(SM 현 경영진)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결국은 쩐의 전쟁으로 표현되는 금전 싸움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원래 KB자산운용과 얼라인 등 SM을 둘러싼 각종 움직임의 출발 지점에는 창업자와의 연결 고리 문제 및 이를 둘러싼 회사의 체질 개선이 당초 명분으로 존재했었다. 그런데 판이 커지면서 초대형 자본들이 앞다퉈 등장하게 된 것이다.   

SM 아티스트들을 응원해 온 팬들의 우려는 SM이 그간 지녀왔던 고유의 색깔, 특징은 상당 부분 희석되지 않겠냐는 점이다. 호불호가 분명 존재했지만 SMP(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이 자주 하는 음악), 광야 등으로 대표되는 SM의 개성이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경우에 따라선 계약 만료 후 재계약 대신 독립하는 아티스트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아티스트들의 연쇄 이탈이 빚어진다면 누가 최종 승자가 되더라도 SM인수의 시너지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의 활동이 제약을 받는 현 상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당장 회사가 혼란에 빠지면서 리패키지 음반을 제외하고 올해 SM 아티스트들의 신작 발표는 요원한 상태다. 한창 활동의 가속도를 높여야 할 많은 가수들의 손발이 타의에 의해 묶여버린 것이다. 자본 싸움에 등터지고 있는 아티스트 및 팬들을 위한 방안, 대책은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이다.  

​일단 3월로 예정된 전환사채발행가처분금지에 대한 법원의 결정,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하게 될 주주총회 결과를 봐야겠지만 그 이전까지 상황이 수습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

과연 SM은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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