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극을 펼친 이해인이 ISU 4대륙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대체로 고전했던 프리스케이팅, 이해인은 달랐다
'쇼트프로그램 1위' 김예림을 비롯해 전날 컨디션이 좋았던 선수들이 이튿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조금씩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많은 점수가 필요했던 이해인은 쇼트프로그램보다 더 좋은 연기를 펼쳤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음악에 맞춰서 경기를 시작한 이해인은 첫 점프인 더블 악셀+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뛰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도 완벽하게 해냈다. 여기에 트리플 룹, 트리플 살코까지 초반 네 차례의 점프를 실수 없이 지나갔다.
이해인은 이어진 플라잉 카멜 스핀과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최고 난도(레벨 4)로 처리했고, 코레오 시퀀스(레벨 1)와 트리플 러츠-더블 토룹-더블 룹-트리플 플립-더블 악셀까지 수행했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마지막 점프까지 끝내자 이해인의 얼굴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스텝 시퀀스(레벨 4),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 4)으로 연기를 마친 이해인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지난해 이 대회서 은메달을 얻었던 그는 ISU 주관 메이저 대회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4대륙선수권대회만 놓고 보면 한국 여자 선수로는 2009년 김연아 이후 14년 만의 '여자 싱글' 금메달이다.
김예림, 김채연도 선전... 많은 것 얻은 대회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김예림은 실수 때문에 울상을 지었다. 더블 악셀+트리플 토룹-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등 경기 초반 점프까지는 괜찮았는데,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트리플 러츠+더블 토룹+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언더 로테이티드'(점프 회전 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란 경우)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트리플 살코에서는 두 바퀴를 도는 데 그쳐 감점을 피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쇼트프로그램에 비해 잔실수가 있었다. 전날에 비하면 분명 아쉬움이 남는 연기였다. 결국 프리스케이팅 3위로 경기를 끝냈다.
'쇼트프로그램 3위' 김채연(17·수리고)도 프리스케이팅에서 5위에 그쳐 최종 합계 202.39점을 기록, 치바 모에(일본, 204.98점)에 밀려 4위를 마크했다. 메달 획득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그럼에도 '톱10'에 무려 세 명의 선수가 포진된 점, 그것도 메달권에 진입한 선수가 두 명이나 있다는 점은 뚜렷한 성과였다. 특히 대회가 개최된 콜로라도가 고지대에 있어 체력 관리가 쉽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스스로 극복해냈다.
한편, 남자 싱글에 출전한 차준환(고려대), 경재석(경희대), 이시형(고려대)은 12일 오전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치른다. 차준환이 쇼트프로그램 6위에 머무르며 대회 2연패 도전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프리스케이팅에서 이를 만회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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