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등을 발굴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빌보드 파워 100' 시상식에 참석해 특별상인 '클라이브 데이비스 비져너리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

방시혁 하이브 의장 ⓒ 빌보드 제공


SM엔터테인먼트가 하이브에 전격 인수됐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이수만 SM 대주주 겸 전 총괄 프로듀서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SM엔터테인먼트의 단독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된 것.

하이브는 10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이브는 동시에 SM엔터테인먼트 지분 공개매수도 다음달 1일까지 시행해 7100억 원을 들여 주당 12만 원에 SM 주식 25%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과 소액 주주 지분을 같은 가격에 사들임으로써 최대 40%의 지분을 최종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인 것.

카카오의 움직임도 예의주시됐지만, 결국 하이브가 승기를 잡게 된 모양새다. 카카오는 지난 7일 지분 9.05%를 확보하고자 SM 현 경영진과 손을 잡았지만,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이에 반발해 하이브에 자신의 지분 대부분을 넘기면서 하이브의 SM인수로 급물살을 탄 것. 일각에선 카카오의 맞불 전략을 점치는 의견도 있으나, 카카오와 손잡은 현 SM 경영진이 반격에 성공하지 않는 한 이수만·하이브 측의 승리로 최종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카오가 중동 국부펀드 등의 투자를 받아 추가매수에 나설지 여전히 관심을 놓을 수는 없다.

SM 인수에 관해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은 평소 '하이브는 (이수만) 선배님께서 개척하고 닦아오신 레드카펫 덕분에 꽃길만 걸었다'는 언급을 해왔을 정도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 대한 존경의 관계를 표명해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추진해온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한 방시혁 의장이 일련의 사태로 칩거하며 고심 중이던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지속가능한 K-POP의 영향력 활용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알렸다. 

"이수만이 SM으로 다시 돌아올 것인가에 관심"
 
 이수만

이수만 SM 대주주 겸 전 총괄 프로듀서 ⓒ SM엔터테인먼트

 
하지만 방시혁 의장이 먼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하이브의 표명과 달리 일각에서는 그 반대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10일 오후 현직 엔터테민먼트 홍보팀 한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에 "이수만이 방시혁에게 급히 손을 내밀었다는 이야기가 있긴 하더라. 하지만, 그런 것보다 많은 관계자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포인트는 이수만이 SM으로 다시 돌아올 것인가 하는 문제인 것 같다. 이수만이 지분은 하이브에 넘겼지만 SM 경영권은 여전히 가져갈 것이라는 추측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데, 나 역시 방시혁이 이수만의 경영권 회복을 지지할 것이라고 본다"라고 귀띔했다.

반면,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같은 날 오후 "이수만이 SM 경영에 복귀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라며 반대 입장을 취했다. 그러면서도 "이수만이 경영복귀까지는 아니더라도 하이브로 하여금 어떤 형식으로 예우는 받아 활동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강조했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일부 프로듀싱 참여와 자신에 대한 예우 등을 하이브에 요청한 것으로 이미 알려졌고, 하이브 역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프로듀싱을 다시 맡기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의지를 확인하였고, 이미 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갖춘 것은 물론, 멀티 레이블 전략 운영과 팬덤 플랫폼의 개발 등 업계 선진화를 주도해 온 만큼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라고 공식화하며 사실상 SM 현 경영진의 'SM 3.0'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의 운영 구조를 선진화하는 노력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강조하며 적극적 의지를 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자신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이 SM과 계약이 종료된 이후 3년간 일몰조항에 따라 SM으로부터 일부 수수료를 수령하기로 한 것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하이브를 통해 공식화 했다. 덧붙여, 개인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SM엔터테인먼트 관계사들의 지분도 하이브에 양도하여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방탄소년단,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뉴진스, 르세라핌 등이 속한 하이브와 엑소, NCT, 샤이니, 슈퍼주니어, 레드벨벳, 에스파 등이 속한 SM의 결합은 K팝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K팝 역사를 선두에서 이끌어온 대형기획사인 양사가 한 지붕 아래의 가족이 된다는 건 '공룡 기획사'의 탄생으로 해석되는 것. 

라이벌 회사로 통하던 하이브와 SM의 극적인 이번 결합에 관해 이렇듯 여러 K팝 관계자들의 추측과 전망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다음 달로 예정된 SM 주주총회를 통해 이 갈등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K팝 시장의 리더인 하이브와 한류라는 길을 일군 개척자인 SM이 앞으로 어떤 시너지를 낼지, K팝의 위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천228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원래 SM 1대 주주인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로, 하이브는 이번 거래로 단숨에 최대 주주에 등극한다. 사진은 10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앞.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천228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원래 SM 1대 주주인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로, 하이브는 이번 거래로 단숨에 최대 주주에 등극한다. 사진은 10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앞.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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