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해답, 미국에서 찾다>의 한 장면
뉴스타파
- 방송에 보니, 국립환경과학원장이었던 박석순 교수에 대한 비판도 있었어요.
"원래 이 분은 수질 모델링 전공이에요. 국제 학술지에 논문도 발표하셨던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이 사람의 '보가 녹조를 만들지 않는다'는 말은 완전히 잘못된 얘기예요. 학자로서 그런 말을 한다면 거짓말쟁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분은 녹조의 원인인 질소와 인이 날씨가 뜨거워지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죠. 그러니까 물이 정체되면 녹조가 훨씬 번성할 기회가 많아지고, 보가 그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얘기를 쏙 빼고 나머지로만 설명하는 거예요."
- 그분은 진짜 문제를 몰라서 그러시는 걸까요?
"모를 수가 없죠. 그분도 환경공학자고 전문성 있는 학자예요. 아주 기초적인 상식을 모른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거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OEHHA(환경 건강위험 평가국)라는 기관이 있거든요. 그 웹사이트에 녹조의 종류에 대해 설명한 사전이 있어요. 여름철에 가장 번성하는 녹조는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라는 겁니다. 이 종이 약 90%를 차지해요. 마이크로시스티스에 대해 사전에서는 '정체된 물을 좋아한다'고 설명해요. 마이크로시스티스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굉장히 독한 독소를 내뿜는 종류라서 굉장히 위험한 것인데도, 물의 정체와 녹조는 관계없다는 말은 과학자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죠."
- 박석순 교수 이외에도 학계에 4대강 보를 옹호하는 교수가 많은가요?
"박석순 교수처럼 노골적으로 주장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렇지만 우리나라 녹조 전문가들은 대체로 보를 만들면 녹조가 많아진다는 진실을 빼고, 녹조는 질소와 인 때문에 생긴다는 식의 부족한 진실, 부족한 설명을 해왔죠. 그러니까 전문가들은 엄청난 비판을 받아 마땅해요."
-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일부 보를 해체하거나 개방했는데도, 문제가 남아있나요?
"사실 해체하지 않았고 해체하자는 결정을 했어요. 보가 16개인데 16개 중에서 3개를 해체하기로 했는데, 해당 보의 지역 주민들이 동의를 할 때 해체한다고 돼 있어요.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해체할 수 없죠. 현재까지 해체된 보는 하나도 없고 앞으로 언제 해체될지도 결정된 게 없어요.
문재인 정부는 보를 개방했죠. 다 개방한 건 아니고 일부 보를 개방했는데 보를 개방하면 녹조도 없어지고 모래톱도 돌아오고 생태가 다시 좋아진다는 걸 입증했어요. 그건 잘한 점이지만 보 해체 결정은 거의 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면, 공주보는 정진석 의원의 지역구예요. 그 지역의 주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하면, 보 해체에 대한 반대가 더 높아요. 사실은 공주보가 그 지역에 물을 더 공급해 주는 등의 혜택도 없거든요. 오히려 보가 있으면 흉측하죠. 강에 왜 보가 있어야 돼요? 보가 있을 이유가 없는데 그럼에도 지역 주민들은 막연하게 보가 있으면 언제든지 물을 필요할 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보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결국은 주민들에게 물어서 보를 해체하겠다는 건 보 해체를 안 하겠다는 것과 비슷하죠."
- 보를 해체하는 것과 개방하는 것에 차이가 있나요?
"보를 개방만 해도 생태가 좋아지는 걸 우리가 확인했어요. 하지만 개방을 위해 수문을 열더라도 강폭의 한 3분의 2, 4분의 3 정도는 콘크리트 고정보가 강물을 막고 있어요. 이로 인해 오염 물질이 쌓이고 물 흐름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4대강 녹조 문제, 농산물에도 악영향 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