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한화 선수단을 이끌어 갈 새 주장 정우람
한화 이글스
16년 만의 투수 주장, 그동안 우여곡절 많았던 한화
한화에서 투수가 선수단 주장을 맡게 된 것은 2007년 정민철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지난 시즌 도중 임시 주장으로 투수 장민재가 선수들을 이끈 적은 있지만, 그 이전까지는 야수들의 몫이었다.
2010년대 후반 이후 한화에서 주장 완장을 찬 상태로 시즌을 완주한 선수는 이성열(2019시즌)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이성열은 2018시즌 도중에 송광민을 대신해 완장을 넘겨받았고, 이듬해까지 주장직을 유지했다.
수베로 감독 부임 이후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부임 첫해였던 2021년에는 노수광 주장 체제로 시작했다가 6월 말 선수의 요청에 따라서 주장이 바뀌었다. 자리를 이어받은 선수는 하주석이었다.
해를 넘기고 나서도 수베로 감독의 신뢰를 받은 하주석이 2022시즌 주장이었지만, 6월 중순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가 징계를 받으면서 열흘 넘게 자리를 비웠다. 이 기간에는 장민재가 하주석의 역할을 대신 맡았다.
징계를 소화하고 돌아온 하주석은 여전히 주장이었다. 지난 시즌 이후 마무리캠프를 진행하면서도 2023시즌 주장을 놓고 새 얼굴보다는 '연임'에 무게가 쏠렸다. 그러나 11월 19일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것이 확인되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7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주석의 징계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결국 한화는 이번에도 새로운 주장을 찾아야 했다. 한 시즌 동안 안정감 있게 선수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선수가 주장이 되길 원했던 게 수베로 감독의 생각이다.
정우람 본인에게도 중요한 2023시즌
2004년 2차 2라운드(전체 11번)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정우람은 2015시즌이 끝난 이후 4년 총액 85억 원의 조건에 한화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첫 번째 이적이었다.
매년 50경기 이상 등판하면서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고, 2018년에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구원투수인 점을 감안하면 적은 금액은 아니었으나 한화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투자의 결실을 맺은 셈이다. 선수의 공헌도를 인정한 한화는 2019시즌이 끝나고 4년 총액 39억 원에 정우람과 재계약을 맺었다.
최근 세 시즌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2020년(4.80)과 2021년(5.64)에는 평균자책점이 급격하게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23경기만 등판했다. 정규시즌 최종 성적은 23경기 18⅓이닝 1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5였다. 베테랑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만큼 마음이 무거웠다.
어느덧 FA 4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에 다다른 정우람은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한다. 한화 마운드의 '맏형'으로서 젊은 투수들과 함께 팀의 도약을 책임져야 하는 그가 수베로 감독의 기대에 응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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