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31‧팀매드)가 다시 뛴다. 내년 2월 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서 있을 'UFC 파이트 나이트: 루이스 vs 스피박' 대회가 그 무대로 상대는 '몬스터' 카일 넬슨(31‧캐나다), 타격과 서브미션에 고루 능하고 공격적 경기 운영을 즐기는 터프가이다. 둘은 페더급 매치로 자웅을 겨루게 된다.

최두호는 김동현, 정찬성의 뒤를 이어 UFC에서 명성을 떨칠 코리안 파이터로 기대를 모았다. 주특기는 카운터를 통한 넉아웃 스타일이다. 정확한 타이밍에서 간결하게 정타를 꽂아 끝내는 경기를 선호한다. 정석적인 스트레이트 위주지만 동체 시력이 좋고 핸드 스피드가 워낙 빠르고 정확한지라 빈틈이 발견됐다 싶으면 여지없이 상대를 요격해 버린다.

순간적인 훼이크 모션으로 상대를 혼란스럽게 한 후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 전형적 스나이퍼다. 때문에 넉아웃 경기가 많고 경기 시간 역시 짧게 가져가는지라 특유의 파이팅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았다. 그래플링 압박의 김동현, 올라운드 플레이의 정찬성과 차이가 뚜렷한 자신만의 색깔이 확실했다.
 
 '슈퍼보이' 최두호가 6년 6개월만에 승리에 도전한다.

'슈퍼보이' 최두호가 6년 6개월만에 승리에 도전한다. ⓒ UFC 아시아제공

 
천당과 지옥, UFC 3연승 뒤 UFC 3연패
 
단순하지만 강한 그의 한방은 아시아 무대를 넘어 UFC에서도 통했다. 후안 푸이그(32·멕시코), 샘 시실리아(36·미국), 티아고 타바레스(37·브라질) 등을 연달아 초반에 박살내며 팬과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 역시 베테랑 컵 스완슨(38·미국)과의 일전을 앞두고 현장에서 따로 최두호를 불러 얘기를 나누고 자신의 SNS에 소개 영상을 링크하는 등 남다른 관심을 표한 바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거칠 것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정찬성을 능가할 재목이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당시 분위기와 선수의 상승세를 감안했을 때 적어도 스완슨전을 승리로 이끌었다면 최두호는 단숨에 상위권을 위협할 스타로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아쉽게도 최두호는 스완슨전에서 분패했다. 그 유명한 '진다는 게 이런 기분이군요. 두 번 다시는 패하지 않겠습니다'는 말이 이때 나왔다. 스완슨과의 경기는 지난 7월 UFC 명예의 전당 '파이트 윙' 부문에 헌액 됐다.

스완슨전까지는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였다. 패하기는 했으나 1라운드를 압도하는 등 미완성 스타로서의 모습은 충분히 보여줬다. 문제는 제레미 스티븐스(36·미국)과의 일전이었다. 스완슨전에서 후반 노출했던 진흙탕 싸움에서의 약점이 또다시 드러났다. 거리싸움을 벌일 때만 해도 최두호는 전혀 밀리지 않았으나 스티븐스가 전진 스텝을 밟으며 몰아치기를 거듭하자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2라운에서 TKO로 무너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최측에서는 최두호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2019년 12월 부산대회에서 비교적 약체인 찰스 조르댕(28·캐나다)을 붙여주며 연패를 끊게 배려해줬다. 아쉽게는 최두호는 조르댕에게마저 패하고 말았다. 이전 패배들처럼 1라운드에서 우세를 보인 이후 역전패 당하는 패턴을 그대로 반복했다.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사진 왼쪽)와 '몬스터' 카일 넬슨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사진 왼쪽)와 '몬스터' 카일 넬슨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어느덧 30대, 달라진 방식으로 지난 아쉬움 털어낼까?
 
이번 넬슨전은 햇수로 4년 만의 복귀전이다. 최두호는 조르댕전 패배 이후 사회복무 요원 소집 대기로 인한 국외여행 제한으로 긴 공백기를 가졌다. 지난해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7월 대니 차베즈를 상대로 복귀전이 추진됐었으나 아쉽게도 경기 2주 전 어깨 부상을 입어 대회에서 빠지고 말았다. 다행히 현재는 부상을 회복하고 몸 상태도 건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년 만의 옥타곤 컴백, 6년 6개월 만의 공식경기 승리를 노리고 있는 최두호는 "정말 오랜만에 가지는 경기인지라 너무 기대된다. 링러스트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 듯 싶은데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육체적인 준비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제대로 무장이 되어있는 만큼 멋있는 경기를 펼쳐보이겠다"는 말로 복귀전에 나서는 소감을 밝힌 상태다.

최두호와 맞붙을 동갑내기 파이터 넬슨은 복귀전 상대로는 나쁘지 않다. 통산 전적 13승 5패로, UFC에서는 1승 4패를 기록 중이다. 2019년 승리 이후 2연패에 빠져있는데 전체적인 경기력에서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다는 평가다. 거칠게 밀고 들어와 클린치를 잡고, 팔꿈치 공격과 더티 복싱 등 인파이팅을 즐기는 유형으로 맷집과 파워는 좋지만 체력이 약하다는 단점을 지적받고 있다. 이것저것 고르게 잘하지만 확실히 위협적인 필살기는 없다.

이른바 선수간 상성에서도 잘 맞는다. 넬슨은 초반 돌격을 좋아하는 선수다. 통산 5번의 넉아웃 승리 중 4번을 1라운드에 만들어 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주특기가 카운터인 최두호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은 반길 만하다. 더불어 체력 보강을 통해 후반 라운드에서도 언제든지 결정타를 날릴 준비를 갖췄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UFC 페더급 랭킹 6위 정찬성의 지도를 받으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존심과 라이벌 의식 등을 감안했을 때 예전 같으면 상상하기 힘들다. 그만큼 최두호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승리에 올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체력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체력이 보강되어야만이 후반 라운드에서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넬슨전에 대해 최두호는 "당장의 전적만 가지고 평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풍부한 경력만큼이나 격투기 장인의 느낌을 주는 선수다.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나서겠다.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만족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복귀전에 나서는 심정을 밝혔다. 잊혀져가는 슈퍼보이의 위상이 다시금 옥타곤에서 재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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