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000년의 기다림> 관련 이미지.
㈜엔케이컨텐츠
이를 테면 현대판 '천일야화'라고 할 수 있겠다. 차이가 있다면 극한의 고독감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고 학문의 성과를 이뤄온 알리테아가 지니에게 연정을 품는다는 설정이다. 이야기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수천년 간 이야기를 품고 있는 한 존재에게 사랑을 느끼는 셈인데, 이 전개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꽤 흥미로운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고독과 고독의 만남이다. 현대인이든 과거의 존재든 결코 혼자서 완벽하게 존재할 수 없다는 정언명령이 이 영화의 주제라고 할 수 있겠다. 시대를 거슬러 사랑한 두 존재의 마지막 모습은 어떨까. 사랑하기 때문에 인간이기 때문에 구속하거나 상처주고, 어긋나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온갖 감정 기복이 < 3000년의 기다림 >에 압축돼 있다.
감독 이름만으로 화려한 액션이나 속도감 있는 전개를 기대하기 십상이지만 영화는 지니의 시점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 외에 모든 장면들이 호텔 방이나 알리테아 집, 주변 공원 풍경으로 채워져 있다. CG나 일부 특수효과를 제외하면 블록버스터 요소는 미미하기에 등장인물의 감정선과 신비로운 영화적 분위기에 집중하는 편이 좋겠다.
지난 8월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해당 작품은 현재 전 세계 수입 기준 97위(12월 27일 현재)로 기대만큼 성적이 좋진 않다. 아무래도 영화 특유의 분위기나 구성상 호불호가 갈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옥자>로 매우 친숙한 틸다 스윈튼이기에 또다른 기대를 해볼 수 있겠다.
한줄평: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뚝심을 지키다
평점: ★★★☆(3.5/5)
영화 <3000년의 기다림> 관련 정보 |
원제: THREE THOUSAND YEARS OF LONGING
감독: 조지 밀러
출연: 틸다 스윈튼, 이드리스 엘바
수입: ㈜엔케이컨텐츠
배급: ㈜디스테이션
공동제공: ㈜제이에이와이이 엔터테인먼트
러닝타임: 108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3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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