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밝히는 키아나 스미스16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에 지명된 키아나 스미스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키아나 스미스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밝은 표정으로 등장하여 한국어로 미리 준비해온 소감을 전했다. 그녀는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 온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부모님과 삼성생명 구단에게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조금은 서툴지만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각오를 전했다.
스미스가 주목받는 것은 역대 신인 중 손꼽힐 만큼 차원이 다른 그녀의 경력 때문이다. 스미스는 고교 시절 미국 최고 유망주의 상징인 '맥도날드 올 아메리칸'에 선정됐고, 미국 루이빌대를 NCAA(미국대학농구) 4강으로 이끌기도 했다.
현재 세계 최고의 여자농구 프로리그로 꼽히는 WNBA(미국여자프로농구)에도 올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6순위로 LA 스파크스에 지명됐다. 데뷔 첫해인 올시즌에는 11경기 평균 2.6점, 3점 슛 성공률 27.8%를 기록한 바 있다. 커리어만 놓고보면 현재 WKBL 최고의 스타인 박지수(KB스타즈) 이후 가장 화려한 신인이다.
WKBL은 해외에 있는 우수한 선수를 발굴, 리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동포선수 제도를 시행해왔고, 2007년 금호생명에 입단한 마리아 브라운을 시작으로 제네바 터커-임정희(삼성생명), 린다 월링턴(우리은행), 김한빛(하나원큐), 수잔나 올슨-크리스틴 조(KB스타즈) 등이 이 제도를 통하여 한국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혼혈선수를 비롯하여 재미교포-재일교포 등도 있었다.
다만 성공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해외파라는 기대감 때문에 신체능력이나 잠재력을 믿고 선발했지만 정작 기본기가 수준 이하였거나, 한국문화-한국농구 스타일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진 선수들이 부지기수였다. 2016년에는 '국적 사기'로 물의를 일으키며 영구제명된 첼시 리라는 흑역사로 인하여 외국동포 선수 제도 자체가 한때 폐지되었다가 2019년에야 규정을 보완하여 제도가 다시 부활하기도 했다.
가장 성공한 해외파 출신 선수로 꼽히는 김한별(킴벌리 로벌슨, BNK 썸)은 한국 진출 이후 법무부의 체육 우수인재 특별귀화 절차를 거쳐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2020~2021시즌에는 삼성생명을 우승으로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MVP로 선정됐다. 루마니아 국적의 김소니아는 2018~2019시즌 식스우먼상 2019~2020시즌 기량발전상 등을 수상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들도 한 차례 한국을 떠났다가 다시 복귀하는 우여곡절을 겪는 등, WKBL에서 자리를 잡기까지는 무려 5~6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부상이 많았던 김애나(하나원큐, 2020년 1라운드 2순위)와, 나이가 어린 유망주 최서연(삼성생명, 2020년 1라운드 6순위) 등도 WKBL에서 아직 확실하게 입지를 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남자농구의 경우, 2010년대 귀화혼혈 선수 영입이 한동안 붐을 일으켰다. 문태종과 문태영 형제, 이승준-이동준 형제, 전태풍 등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혼혈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 귀화 이후 정규리그 MVP와 챔프전 우승,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문태종은 30대 후반의 나이에 한국무대에 진출했음에도 지금까지도 역대 KBL 해외파 선수 중 최고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새로운 성공사례 될까